경남서 벤츠 '인기짱'…인천에선?


 

올해 수입차의 브랜드별 국내 판매 점유율(1~4월)은 BMW가 23.80%로 1위다. 뒤를 이어 메르세데스-벤츠(16.13%), 폭스바겐(15.03%), 아우디(12.68%) 등의 순으로 '빅4'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브랜드 선호도는 극명하게 갈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매달 10일 발표하는 수입차 지역별 브랜드 점유율에 따르면 브랜드에 따른 지역 판매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인천 수입차 10대 중 4대는 BMW
 
올해 지역별 수입차 판매현황을 보면 국내 판매 1위인 BMW의 경우 인천에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인천지역에 등록된 수입차 10대 중 4대가 BMW 브랜드다. 인천에서 39.36%의 점유율을 기록, 전국 23.80%보다 15%포인트 이상 높았다.
 
BMW 측은 "지자체별 채권 구매 할인폭에 차이가 나면서 편차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천에서 고공행진하는 특별한 이유를 아직 찾
지 못했다"고 의아해했다. 현재 전국 34개 전시장을 운영 중인 BMW는 인천에 두곳의 전시장을 두고 있다.
 
하지만 BMW가 맥을 못추는 시장도 있다. 경남은 BMW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14.92%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BMW가 이 시장에서 부진한 데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의 약진이 결정적이다. 경남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31.42%, 아우디는 25.3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BMW와 폭스바겐을 넘어섰다.
 
특히 경남에서 아우디의 인기는 경이로울 정도다. 수입차 수요가 많은 서울이나 경기지역보다 경남의 판매량이 많다. 유일한 판매창구인 전시장도 경남에는 창원 전시장 한곳뿐이다. 이는 2010년부터 렌터카업계에서 불고 있는 아우디 브랜드의 선호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우디 측은 "아우디 브랜드의 법인 리스나 렌터카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세금을 적게 내는 경남에 집중된 것"이라며 부산이나 대구의 점유율 감소에 대해서는 "경남이 인근지역의 수요를 끌어온 것으로 해석된다"고 답했다.
 
경남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의 점유율이 두드러진 곳은 또 있다. 3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인 제주다. 지난해 토요타가 잠식한 시장을 고스란히 메르세데스-벤츠가 이어받은 모양새다. 반면 지난해 제주에서 1400여대를 팔며 수입차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토요타는 국내 수입차 판매순위 10위의 크라이슬러에도 밀리는 판국이다. 지난해 제주 점유율 2위를 기록한 크라이슬러는 7.51%, 토요타는 5.08%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 중이다.
 
충북에서는 폭스바겐이 리딩 브랜드다. 26.93%의 점유율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큰 격차로 눌렀다. 폭스바겐은 이외에도 대전, 전북, 강원 등지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충남은 BMW와 0.5%포인트 차이로 각축 중이다.


경남서 벤츠 '인기짱'…인천에선?



◆지역별로 5위 싸움 한창
 
빅4의 치열한 선두싸움과 별개로 지역별 중위권 브랜드 싸움도 볼만하다. 포드는 전북과 충남에서 제법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전국 평균 4.26%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포드는 전북에서 8.60%, 충남에서 7.73%의 점유율을 올리며 '괜찮은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반면 경남에서 포드는 그저그런 브랜드다. 지역 내 5번째 점유율(2.20%)을 기록하고 있지만 빅4와의 격차가 너무 크다.
 
토요타는 경북에서 인기가 높다. 포드를 제치고 7.83%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 중이다. 서울과 경기에서도 6%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중위권 싸움에서 선두에 있다. 반면 경남과 인천에서 토요타는 인기 없는 브랜드다. 1%대의 낮은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혼다는 광주(5.69%)와 경기(5.46%)에서 인기가 있는 반면 경남(1.65%)과 전북(1.79%)에서는 신통찮다.
 
렉서스 브랜드는 대구에서 두자릿수(10.70%)의 점유율을 올리는 A급 브랜드 파워를 갖췄다.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대구에서 세번째 점유율이다. 이로써 렉서스는 빅4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두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지역을 보유한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미니는 인천에서 유독 강세다. 7.00%의 점유율을 보였다. 대신 전북에서는 0.67%라는 굴욕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 빈틈을 차지한 브랜드는 크라이슬러다. 6.70%의 점유율을 올리며 전북은 제주와 함께 클라이슬러의 이름이 익숙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한편 닛산은 제주에서 0.00%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굴욕을 맛봤다. 6단계 아래 국내 판매 점유율을 기록 중인 인피니티조차도 전국에서 0.00%의 점유율을 기록한 지역이 없었다.


☞ 지역별 판매대수 살펴보니

4월까지 지역별 판매대수를 살펴보면 서울, 경기, 경남, 인천, 부산, 대구 등 6개 지역에서 월 평균 1000대 이상의 수입차가 판매됐다. 가장 많은 수입차가 판매된 지역은 서울이다. 올 들어 이미 1만대 이상(1만10대)이 팔렸다. 경기도 역시 8422대가 팔리며 수도권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경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법인판매대수를 기록 중인 지역이다. 6423대 중 5247대가 법인고객이다. 채권 매입률이 낮은 점이 법인고객이 많은 이유다. 이에 힘입어 전체 지역별 판매순위 3위에 오르며 서울·경기와 함께 빅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인천과 부산은 각각 5661대와 5161대가 팔렸다. 4776대가 팔린 대구와 함께 '3중'을 형성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앞선 지역과의 격차가 크다. 최소 4배 이상이다. 대전과 광주가 겨우 1000대 판매를 넘겼다. 뒤를 이어 충남, 전북, 경북, 충북, 전남, 강원, 울산, 제주, 세종 순으로 나타났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