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또 한번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미국 투자사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최근 일본 IT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원대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승부사’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의 승부수다. 무엇이 그들을 쿠팡으로 이끌었을까.
◆'글로벌 투심' 잡은 쿠팡
“30년을 넘어 300년 이상을 살아남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 ‘미다스의 손’ 손정의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300년 비전에 일조할 기업으로 한국의 쿠팡을 선택했다.
쿠팡은 지난 3일 소프트뱅크가 자사에 10억달러(한화 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손 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져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그의 수많은 투자 성공사례 중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와 비교되면서 “쿠팡이 제2의 알리바바로 발돋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 2000년 손 회장은 자본금 50만위안(당시 7000만원)을 들고 사실상 '맨 땅에 헤딩'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에게 거액을 투자하면서 마윈 회장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글로벌 투심' 잡은 쿠팡
“30년을 넘어 300년 이상을 살아남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 ‘미다스의 손’ 손정의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300년 비전에 일조할 기업으로 한국의 쿠팡을 선택했다.
쿠팡은 지난 3일 소프트뱅크가 자사에 10억달러(한화 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손 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져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그의 수많은 투자 성공사례 중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와 비교되면서 “쿠팡이 제2의 알리바바로 발돋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 2000년 손 회장은 자본금 50만위안(당시 7000만원)을 들고 사실상 '맨 땅에 헤딩'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에게 거액을 투자하면서 마윈 회장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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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제공=쿠팡 |
손 회장은 이번 투자에 대해 “소프트뱅크는 쿠팡이 이커머스를 더욱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쿠팡과 같이 ‘각 영역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혁신적인 사업가’를 지원하는 것이 소프트뱅크의 성장동력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소프트뱅크가 투자를 약속한 10억달러는 그 의미부터 각별하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5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투자전문회사인 세쿼이아캐피탈로부터 1억달러(약 1026억원), 같은해 11월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으로부터 3억달러(약 3322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도 1억~3억달러의 투자유치에 ‘대규모’란 수식어가 붙은 가운데 이번 소프트뱅크의 10억달러 투자는 글로벌 벤처업체가 지난해 받은 단일 투자유치 금액을 기준으로 우버와 샤오미에 이은 3번째다.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대규모 투자’라는 쿠팡 측 말이 과장이 아닌 것이다.
소프트뱅크로서도 과감한 투자다. 지난 2000년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오늘날 쿠팡에 이르기까지 슈퍼셀(모바일게임), 인모비(모바일광고), 스냅딜(전자상거래), 콰이디다처(모바일택시) 등 굵직굵직한 투자만 여러건이지만 10억달러 이상은 슈퍼셀과 쿠팡 2곳에 불과하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특성상 쿠팡의 사업에는 고정비와 광고 선전비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투입된다. 따라서 쿠팡은 설립 이후 생존요소로 ‘투자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는 수년간 경쟁사로 함께 묶인 소셜커머스업체 티몬과 위메프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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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뉴시스 DB |
◆“무모한 투자?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을 포함한 국내 수많은 이커머스기업 중 대표주자로 쿠팡을 선택했다. 쿠팡이 ‘전세계 이커머스의 나침반’이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에서다.
니케시 아로라(Nikesh Arora) 소프트뱅크 부회장은 “쿠팡은 한국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리더이자 전세계 IT기업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혁신기업 중 하나”라며 “모바일 기술력과 창의적인 배송서비스 모델 등을 통해 쿠팡은 전세계 이커머스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 투자자들을 매료시킨 쿠팡의 결정적 한방으로는 ‘로켓배송’이 꼽힌다. 로켓배송이란 구매한 자사의 소유 물건(9800원 이상 상품)을 무상으로 배송하는 직접(자체)배송시스템으로 지난해 3월 쿠팡이 전세계 최초로 도입한 새로운 이커머스 모델이다. 이를 위해 쿠팡은 경기·인천·대구 등 7개의 물류센터를 운용, 국내 이커머스기업 중 최대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올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켓배송은 도입 당시 이커머스업계 전반에서 무모한 투자라며 우려가 많았지만 고객의 호응이 좋았다”며 “이는 쿠팡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판매 대행과 상품을 매입해 쿠팡이 판매부터 배송까지 직접 책임지는 새로운 ‘다이렉트커머스’ 모델이 고객은 물론 글로벌 투자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여기에 ‘엄지족’(모바일 사용자) 보유파워도 막강하다. 지난해 전체 거래액이 2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모바일거래액만 1조4000억원을 기록할 만큼 모바일거래 비중이 최대 81%, 평균 75%에 달한다. 실리콘밸리, 상하이, 시애틀 등 해외 R&D센터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IT기술력을 보유한 것도 글로벌투자자들의 투심에 불을 붙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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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사진제공=쿠팡 |
◆‘로켓’ 단 쿠팡, 글로벌을 향해
글로벌 이커머스를 향한 쿠팡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김범석 대표는 “쿠팡을 한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이커머스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번 투자유치금 역시 계획대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쓸 계획이다.
쿠팡에 따르면 기술력 향상을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실리콘밸리 등 해외 R&D센터를 더욱 강화하고, 현재 수도권(일산)에 국한된 ‘당일 직접 배송’서비스를 전국단위로 늘리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이커머스 사상 국내 최대 규모인 9만9173㎡의 인천물류센터 건립을 오는 2016년까지 완공하고, 현재 8개의 물류센터를 16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이는 총 33만8894㎡로 전세계 최대 이케아 매장으로 알려진 광명시 이케아 매장 면적의 5.7배다.
쿠팡의 도전에 함께 할 인재 채용도 ‘대규모’로 진행한다. 오는 7월 말까지 쿠팡맨 800여명을 추가 채용하고 직간접 신규고용을 3만여명 이상 창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쿠팡은 온라인쇼핑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차세대 이커머스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면서 “앞으로도 재투자를 통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