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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1일 중국이 4000억위안 규모의 유동성 공급조치를 했지만 중국증시 하락을 방어하지 못하는 점은 현재 시장의 센티멘트(정서)가 상당히 취약해졌음을 방증한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부분은 1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비둘기파적 스탠스로 시장의 안정성을 도모한다는 점이다.
유로존 경기는 완만하게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1%를 기록하는 등 12월 유로존 CPI는 전년 대비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ECB의 물가 목표치인 2%와 괴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ECB는 빠르면 3월, 늦어도 6월 중 양적완화 규모 확대 및 예치금 금리인하 조치를 병행하는 추가 경기부양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기 총재는 “금융시장 불안이 유로존 내 통화 여건을 위축시키는지 모니터링하는 한편 3월 회의에서 기존 통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행보도 당초 예상보다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고용 및 주택시장의 견고한 회복세가 지속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달러화 강세와 유가 하락에 따른 제조업 경기 부진 및 미미한 소비 개선세가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Fed가 이전 회의 때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인다면 최근 달러화 강세 압력도 소폭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중국·홍콩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절하 폭 확대와 유가 하락이 결국 달러화 강세 기조에서 촉발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시장의 단기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최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대를 하회하는 등 Fed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하락 압력이 높아졌다. 이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오프(안전자산선호) 심리를 반영하는 한편 앞으로 경기 및 물가 전망이 Fed의 예상과는 다르게 불투명해지는 점을 방증하는 결과다. 누적되는 달러화 강세 압력과 저유가 등의 여파로 제조업 경기가 부진해지는 등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는 점은 Fed의 고민거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아지는 기저효과에도 뚜렷하게 상승하지 못한다. 단기 및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지속적으로 하락한다. 고용·주택시장의 회복세가 지속되지만 앞으로 소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킬 우려가 상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용시장 회복세에도 여전히 임금상승률이 미진한 점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올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며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의 경제지표를 확인해야겠지만 추가 금리인상은 3월보다는 6월 이후로 지연될 개연성이 높다. 금리인상 기조는 경기 모멘텀 및 투자심리 회복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421호·제4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