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만만 시나리오의 주인공은 국내 패션업계 기대주로 조명 받는 정예슬 대표(27).
지금은 유명 브랜드인 ‘오아이오아이’의 창업 당시 22살 사회 초년생이었지만, 글로벌에서 성공하겠다는 목표가 확고했다. 어려서부터 갈고 닦아온 디자인 역량만큼이나 본인의 사업 열정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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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예슬 대표(제공=카페24)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창업의 모든 것 |
결과부터 설명하자면 한 마디로 일을 냈다. 폭발적 인기에 매진이 이어졌고, 수억원대 월 매출은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입 소문을 포착한 대기업들이 공동 프로젝트를 잇달아 먼저 제안해오면서 유명 음료수, 화장품 등에 정 대표의 디자인이 실렸다.
이렇게 기세가 오르자 정 대표를 향한 글로벌 러브콜까지 본격화됐다. 최근 유럽 바이어의 요청으로 스페인 오프라인 패션센터에 입점한 것이 시발점이며, 그 주변국들 진출 역시 가시권에 들어 온 상황이다. 지난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영문, 중문 쇼핑몰에는 영미권과 아시아는 물론, 중동 고객들의 유입도 증가세다.
“해외 바이어들의 첫 반응은 대부분 ‘놀랍다’입니다. 명품과 저가 사이의 고품질 패션을 찾던 이들에게 들어맞는 아이템이라는 평가를 자주 듣습니다. 요즘 온라인 인프라로 독립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우리나라의 실력 갖춘 디자이너들이 살펴볼 만한 현상입니다.”
주요 고객은 패션 동향에 특히 민감한 20대 초 중반 여성이며 ‘스트릿웨어’나 ‘캐주얼’, ‘오피스룩’ 등 특정 스타일을 정해놓지 않았다. 계절별로 정 대표가 구상한 테마를 다양한 스타일로 표현한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올 겨울 시즌 테마인 ‘뉴스 보이’는 신문을 돌리던 70~80년대 영미권 소년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계속해서 변하는 패션 테마와 달리 사업 철학은 일관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 시즌 새로움을 보여줘야 하고, 한번 내놓은 디자인을 재활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성장 기반이라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6만명에 달할 정도로 고객 지지를 크게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상반기에는 캐주얼 테마의 브랜드 ‘5252’를 추가, 사업 보폭을 한층 넓혔다. 한 개의 브랜드로는 계속해서 떠오르는 스타일 아이디어를 소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아이오아이’와는 달리 10대부터 20대 초 중반 남녀모두 타깃이며, 최근 두 달간 후드 티셔츠만 3만장 이상 판매되는 등 심상치 않은 인기를 얻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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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로서의 자부심을 저 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국내는 물론 더 많은 글로벌 고객들에게 K패션의 강력한 경쟁력을 전파해가겠습니다. 저가 의류만 입어온 서구의 제 또래들을 더 놀래켜야죠.”
한편, 어려서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꿔왔던 정 대표는 한때 자동차에 빠져 대학에선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다양한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과 교류하며 패션 사업을 재 구상했고, 부모님 허락 하에 모은 용돈을 초기 자본금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