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감수하고 플릿(fleet)판매를 줄여 질적성장을 도모하는 가운데, 미국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진 토요타는 플릿판매를 다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10일 다수 외신에 따르면 짐 렌츠 토요타 북미법인 CEO는 지난 7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플라노에 위치한 새 본사 오프닝 행사에서 “올 상반기 20% 이상 떨어진 플릿판매를 하반기 동안 회복시켜 올해 말에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플릿판매란 관공서와 기업, 렌터카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개인 소매 판매보다 수익성이 낮은 판매처다. 업계는 플릿판매가 많아지면 해당 브랜드의 중고차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향후 일반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2009년 이후 이어져온 미국시장의 성장세 속에 완성차 업체들은 플릿 판매를 경쟁적으로 늘려왔지만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며 플릿판매 물량을 축소하는 모양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시장에서 플릿 판매를 2014년 70만대에서 2015년 66만대, 2016년 59만대로 매년 축소해왔다.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올해 플릿판매를 전년대비 각각 30%, 20% 축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도 플릿판매를 줄여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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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
이런 상황에서 토요타의 플릿판매 확대는 판매부진을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토요타는 올 상반기까지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플릿판매를 줄이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행해왔는데 판매량 감소가 지속되며 점유율 감소를 막기위해 다시 플릿판매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비 3.6% 감소했다.
또 토요타의 현재 플릿판매 비중이 라이벌 업체들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의 지난해 총 판매량 대비 플릿판매 비율은 9%로 포드, GM, FCA, 닛산, 현대‧기아차 등 경쟁사에 비해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한편 토요타는 플릿판매 비중확대와 더불어 RAV4 크로스오버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SUV 열풍속에서 판매부진을 겪는 주력모델 캠리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