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회고록 출간 간담회 개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 회고록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총재는 자신의 회고록과 최근 정치 현안 등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큰 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는 보수대로 합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과거 DJP연합(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언급하며 보수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DJP연합이 당선되기 위해선 그야말로 묘수지만 당선된 후에 가져온 부정적인 측면이 족쇄가 된 것을 생각하면 정치권에서의 합종연횡은 반드시 눈앞의 이익만 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로 거기에 함몰되거나 속아선 안 된다. 지금 당장 손해 보더라도 일관되게 가는 것이 오히려 나중에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신뢰를 받는다. 눈 앞의 이익에 좌우되는 것은 피하고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여일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그는 "너무 홍보에 치중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정치인이 지지율을 지켜야 하니까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취임 100일이 됐는데 벌써 국정보고회를 한다는 것은 조금 그런 생각이 든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또 "처음 말한 것이 바뀌고 의미를 희석하고 그런 일이 있었는데 좀 걱정된다. 장기적인 국가정책을 즉흥적으로 발표하고 나중에 말 바꾸는 것도 국민에게 여론 지지율에 영향을 받는 것 이상으로 국가 미래에 굉장한 불안감을 준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집단지성과 함께하는 게 국정을 성공시킬 수 있는 일'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앞으로 대통령과 정부가 촛불집회의 집단 의사대로 가겠다는 뜻이라면 굉장히 우려스러운 발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광장에서의 촛불집회와 같은 집단 의사표출은 일시적이고 예외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법이 정한 국정운영의 틀을 흔들고 위험한 상황이 돌아올 수 있다. 광장의 의사표시는 혁명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회고록 발간을 결심한 이유로 이 전 총재는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분들의 역사가 정사가 되고 야당의 역사는 야사로도 별로 남아있지 않다. 나와 같이 고생했던 동지들과 야당의 역사를 남길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내가 아니면 누가 이걸 쓰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쓰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총재 회고록에는 대통령 선거에 여러차례 출마했다 끝내 고배를 마신 자신의 정치역정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회고록은 두 권으로 나눠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