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센텀시티 백화점 센텀시티몰에 위치한 무인양품(MUJI) 매장.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매장이 텅 비어있다./사진=뉴스1DB
신세계센텀시티 백화점 센텀시티몰에 위치한 무인양품(MUJI) 매장.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매장이 텅 비어있다./사진=뉴스1DB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국내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된다. 특히 중저가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의 '한국에서의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 이후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의 주 타깃으로 떠오르며 열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브랜드 제품을 대체 가능한 국내 토종 브랜드가 재조명되는 추세다. 이들 브랜드는 불매운동 여파를 기회삼아 국내에 자사 브랜드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데상트, 유니클로 ☞ 르카프, 스파오, 탑텐

일본 스포츠 의류 브랜드 ‘데상트’와 ‘아식스’의 대체 상품으로는 토종브랜드 '르까프'가 주목받는다. 1980~1990년대 국내 신발시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르까프는 부산에서 탄생해 국내 신발 산업에 첫 발을내딛은 국내 순수 스포츠 브랜드다.


큰 인기를 끌었던 르카프도 1990년대 후발국의 추격과 가격경쟁력 하락, IMF 등으로 거듭 고전을 겪었다. 현재 르까프의 운영사 화승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지만 30여년간 쌓아온 독자적인 기술력과 견고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직원의 부적절한 발언이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 불을 지피며 국내 SPA 브랜드도 재조명된다. 대표적으로 이랜드의 ‘스파오’와 신성통상의 ‘탑텐’이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최근 ‘애국 마케팅’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르까프가 과거 진행한 광고물./사진=화승 제공
르까프가 과거 진행한 광고물./사진=화승 제공

스파오는 일본 및 유럽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SPA시장에서 국내 토종 브랜드로는 최초로 연 매출 32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파오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맞이하는 제74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토종 캐릭터 ‘로보트 태권브이’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국내 순수 SPA브랜드 탑텐은 광복절을 앞두고 김구, 유관순 등 독립운동 관련 인물과 광복된 해인 ‘1945’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8∙15 캠페인 티셔츠’를 내놨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과 올바른 역사의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리멤버 프로젝트’를 기획,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 순국선열들의 다양한 의미가 담긴 아트웍 티셔츠를 출시하기도 했다.

◆브랜드 경쟁력 알릴 좋은 기회

생활용품 판매 브랜드도 일본 불매운동에 휩쓸렸다.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였던 '무인양품'에는 유니클로와 마찬가지로 고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에 이를 대체할 국내 토종 브랜드에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인 생활용품 브랜드로는 '자주'가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자주는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이끄는 브랜드다. 무인양품과 마찬가지로 옷부터 각종 주방집기류, 가구 등 생활 속 필요한 라이프용품을 판매한다.

한때 자주는 무인양품과 내부 인테리어, 판매품목까지 너무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무인양품 짝퉁'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하지만 최근 선풍기 등 무인양품과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고 보다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을 판매하며 이미지를 바꿔나가고 있다. 이번 불매운동을 발판삼아 자주는 무인양품을 넘어 국내 넘버원 생활용품 브랜드로 성장할 기회를 얻게됐다.
제약업계에도 불매운동 여파가 미친다. 현재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일본산 제약을 대체할 국내브랜드 게시물이 올라와 화제다.

한국인들이 일본에 가면 꼭 사온다는 위장약 '카베진'은 보령제약의 '겔포스M'으로, 다리붓기를 완화해주는 발패치 '휴족시간'은 메디테라피의 '힐링패치'로, 동전파스로 유명한 '로이히츠보코'는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코인플라스타로 대체돼 소개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품들도 품질과 기능면에서 충분히 일본 제품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브랜드력이 약했던 국내기업들에게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