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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명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인하에 나설 분위기다. 예정이율 인하 시 보험료는 인상된다./사진=이미지투데이 |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은 오는 10월부터 0.25%포인트 수준으로 보장성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인하할 계획이다. 업계 2위 한화생명은 4월과 7월 예정이율을 이미 인하한 바 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4월, 7월에 각각 예정이율을 인하했다.
생보업계 '어렵다' 호소…보장성보험료 올린다
보험사가 예정이율 조정에 나서는 것은 보험료를 올리기 위해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가지고 운용해 낼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다. 보험사는 이 예상수익률만큼 보험료를 할인해준다.예정이율 조정은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1·4·10월에 상품개정이 많이 이뤄지는 만큼 해당 월에 진행되는 편이다. 통상적으로 예정이율을 0.25% 인하하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에 나선 이유는 실적 부진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보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1276억원에 비해 549억원(2.6%) 감소했다.
생보사들은 저금리가 이어지며 투자수익률이 악화되고 있고 코로나19에 대면영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보증준비금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운 상태다.
삼성생명이 예정이율을 인하할 경우 다른 생보사들도 줄줄이 보험료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올해 예정이율 조정 계획이 없었지만 최근 실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10월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며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실적 선방했지만… '자동차보험' 손실이 변수
상대적으로 상반기 실적이 상승한 손보업계도 자동차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8월 역대급 폭우로 자동차보험 손실이 컸고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이 하반기에 이어질 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손보사들은 지난해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보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지난 1~2월에도 주요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3.3~3.5% 가량 일제히 인상했다.
손보사들의 상반기 실적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15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850억원)에 비해 15.5%(2306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시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병원 이용이 줄고 차량 운행량도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보사 5곳의 상반기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7~84.2% 수준에서 형성됐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지난해보다 손해율이 3~4%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강력한 거리두기를 시행할 수 있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하반기에도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7~8월 이어진 역대급 폭우로 인한 손실이 변수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7월9일부터 이달 10일 오전 9시까지 국내 자동차보험 판매 손보사 12곳에 접수된 비래물 피해(낙하물 등에 의한 피해)와 차량침수피해 건수는 총 7113건으로 711억원의 손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7~10월 장마 및 태풍으로 발생한 자동차보험 손실액은 343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에 비해 자동차보험 손실액이 많게는 2~3배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당국 승인이 필요한 부분이라 인상 시 명분이 필요하다"면서 "하반기 코로나19 추이, 폭우로 인한 손실액 등이 나와봐야 손보사들도 차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낼 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