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사진은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신차보다 비싼 중고 전기차'가 논란이다.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난 여파로 신차 구입이 어려워지자 즉시 구입할 수 있는 중고차에 관심이 쏠린 탓이다. 특히 앞으로 전기차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고되면서 이미 많은 보조금을 지원받아 산 전기차를 비싼 값에 되파는 일이 벌어지는 상황.
7일 직영중고차 업체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케이카는 1월 전기차 평균 시세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국산 제조사 차종 중 가격이 상승한 상위 10선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로 채워졌다. 특히 1위 아이오닉5의 1월 시세(전망치)는 4706만원으로 전월 대비 11.7%로 대폭 상승했으며 2위 코나 일렉트릭도 전월보다 10.7% 상승한 2906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아이오닉5를 포함한 EV6, 포터2 일렉트릭 등 인기 전기차 모델의 경우 신차 실구매가 대비 500만원 가량 높은 가격에 중고차 시세가 형성된 것.


시세 전망 1위 현대차 아이오닉5의 신차 출시가격은 4695만원부터 5755만원이다. 구매보조금은 국비 최대 800만원을 수령할 수 있으며 지자체 보조금(지역별 상이)도 최대 1100만원까지 책정됐다. 2021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전액(800만원) 수령 기준은 차 출고가격 6000만원 미만인 경우며 성능에 따라 일부 차등한다.

출시가격 4695만원짜리 익스클루시브 트림 구매자가 최대 지원액인 1900만원을 모두 수령할 경우 2795만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1월 중고차 평균 시세 4706만원과 비교하면 보조금 수령액 만큼 차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시세 전망 자료는 전국 평균치의 전망치여서 해당 차종 트림과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며 "그렇다 해도 등록되는 신형 전기차의 경우 값이 신차만큼 비싼 게 특징"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케이카 1월 중고차 시세 전망. /자료제공=케이카
케이카 1월 중고차 시세 전망. /자료제공=케이카
업계 일각에서는 자동차를 공짜로 타는 셈이라며 '전기차 보조금테크'라는 말도 나돈다. 제품의 물리적인 변동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개선하는 테슬라도 비슷한 상황이다. 회사가 신차 가격을 크게 올리자 중고차 가격도 덩달아 뛴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보조금을 받아 산 이들이 비싼 값에 중고로 내놓은 것.
보조금을 책정해 지급하는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차를 산 사람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구매 후 의무보유기간에 대한 해석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 2년 동안 해당 차종이 운행돼야 한다"며 "국비의 경우 국내에서 2년 운행하면 되지만 지방비는 지자체 기준마다 제각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자체 해석에 따라 지역 내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경우도 있고 다른 지역으로 이전돼도 허용하는 경우가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보조금으로 일부 사용자가 이득을 취한다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중고 전기차를 사는 이의 경우 파는 이가 구매보조금을 받은 상황을 알고 있다"며 "중고차 시세는 시장 가격에 따라 형성되므로 정부가 임의로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시장은 신차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신차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는다면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