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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DB손해보험이 신용대출 판매에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8% 육박하는 가운데 제1금융에서 대출 어려움을 겪은 수요자가 몰리며 이자수익을 예년보다 더 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DB손해보험의 신용대출잔액은 3173억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의 매년 신용대출잔액이 4000여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4개월 만에 1년치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DB손해보험의 신용대출잔액이 3100억원이었다는 걸 감안 했을 때도 이 같은 증가 속도는 빠른 편이다. 올해 4월까지 DB손해보험의 평균 신용대출금리는 8.03%로 254억7919억원을 이자로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에 맞게 신용대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대출은 크게 약관대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이 있다.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만 이용할 수 있으며 해당 보험 상품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카드사,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의 대출 서비스와 유사하다. 보험계약자가 아니더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신용과 소득을 증빙해야한다.
특히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0%로 은행보다 10%포인트 높아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보험사의 지난해 대출채권 잔액은 266조원을 돌파했다. 보험사 전체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44.1%를 차지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주도로 일부 은행에서 시작된 대출 제한 조치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보험사에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4월 보험사 가계대출 금리는 사상 최고치로 오른 이후 5월과 6월에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대출 금리가 상승해 이자 이익을 크게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DB손해보험은 다른 손해보험사들보다 신용대출에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12월엔 앞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목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 유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경영 유의는 금융사의 주의를 요구하는 행정 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이 계속 늘어나면서 전사적으로 관리,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당국이 제1금융권 대출을 조이면서 실수요자들은 어떻게든 돈을 빌려야하기 때문에 보험사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보험사들은 앞으로 금리를 올리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인데 실수요자들 위기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