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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에서는 거절했는데 메리츠화재에서는 받아준대요."
DB손해보험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한 40대 직장인 A씨 이야기다. 올해 7월 자동차보험 갱신을 앞둔 A씨. 기존에 가입했던 DB손해보험에서 교통사고 이력을 근거로 보험료를 크게 높이려고 하자 KB손해보험으로 갈아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에서는 교통사고 이력이 2회 이상 있으면 받아줄 수 없다며 A씨의 가입 신청을 거절했다. 결국 메리츠화재까지 알아본 A씨. 다행히 메리츠화재에서는 2회 이상 사고 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A씨는 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기로 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화재가 개인용 자동차보험을 대상으로 인수기준을 대폭 낮췄다. 교통사고 이력이 2회 이상 있더라도 개인별 손해율이 낮으면 타 보험사에서 가입 전환을 신청하는 고객들을 받아주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질 때면 한시적으로 인수심사 기준을 완화해 대부분의 가입 고객을 받아들이는 정책을 구사해 왔다.
최근 인수기준을 완화한 것도 그 일환이다. 메리츠화재는 금융당국이 추진한 제도개선 효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손해율이 안정화 됐다고 판단, 자동차보험 판매량을 늘리기로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손해율이 완화되면서 보험료 인하나 인수심사 기준 완화 등 시장 확대 여력이 생긴 것"이라며 "개인별 손해율에 따라 교통사고 횟수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범 부회장 또한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가 열리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자동차보험 판매를 다시 강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수익성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사업비율은 ▲2017년 21.7%(사업비 1683억원) ▲2018년 20.3%(1522억원) ▲2019년 18.8%(1174억원)을 기록 디마케팅 시기에 사업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축했다.
▲2020년 19.1%(1288억원) ▲2021년 23.1%(1785억원)으로 상승했다. 2021년에는 사업비율을 4.0%포인트 높였다.
메리츠화재가 이처럼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장기적으로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안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진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경미사고로 인한 보험금 누수다. 후미추돌로 인한 단순 염좌도 많은 합의금을 목적으로 장기간 병원치료를 받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에 4주까지는 진단서 없이 치료를 보장하지만 4주를 초과하면 진단서에 표기된 진료기간까지만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제도를 개선, 오는 2023년부터 시행한다.
또 한방병원과 관련 보험금 누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 개선도 진행했다. 1인실 입원료의 상한선을 설정하고, 자동차보험 수가기준이 불분명했던 첩약·약침 등 한방진료 주요항목의 진료수가 기준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