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20일 한컴위드를 압수수색하며 혐의 입증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20일 한컴위드를 압수수색하며 혐의 입증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한글과컴퓨터

경찰이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20일 한컴위드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 비자금 조성과 아로와나 토큰 시세 조작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낸다.

한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한컴위드 사무실과 회장실, 김 회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회사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아로와나 토큰 발행 등과 관련된 녹취록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녹취록에는 아로와나 토큰 실소유주를 김 회장으로 하는 이면계약이 있었고, 김 회장이 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회장이 비자금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박진홍 엑스탁 전 대표와 상의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경기남부경찰청이 관련 의혹들을 맡아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한글과컴퓨터가 발행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아로와나 토큰은 지난해 4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상장하자마자 가격이 1075배(10만 7500%) 뛰며 5만3800원을 기록했다. 이후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세력에 의한 시세 조작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양기대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명시을)실에 따르면 김 회장이 보유한 아로와나 토큰은 4.5억개로 추산된다. 해당 토큰의 가치가 당초 225억원(50원x4.5억개)이었지만 상장 당일 시가 총액이 24조2100억원(5만3800원x4.5억개)으로 치솟으면서 김 회장이 수 천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봤다는 시각도 있다.

양기대 의원실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상장한 뒤 30분 만에 가격이 1075배 폭등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누군가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해 모종의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러한 한컴 관련 의혹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