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앤바이오는 오가노이드 기술 표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넥스트앤바이오가 개발 중인 간 오가노이드. /사진=넥스트앤바이오
넥스트앤바이오는 오가노이드 기술 표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넥스트앤바이오가 개발 중인 간 오가노이드. /사진=넥스트앤바이오

▶기사 게재 순서
① 환자별 맞춤의학 오가노이드, 주목하는 국내 기업은
② 모르모트 시대는 끝… 로슈가 오가노이드에 뛰어든 이유
③ "실제 장기처럼"… 구현 만만치 않은 오가노이드, 제도·기술 모두 숙제


최근 '인공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가 주목받고 있다. 사람 줄기세포에 기반한 인공장기 유사체로 인체 특정 장기에 작용하는 치료제의 효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2019년 7800억원에서 2027년 3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본격 개화된 시장이 아니어서 시장 규모는 작지만 오가노이드는 환자별 맞춤의학, 재생치료제로도 활용 기대감이 높아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기술주도권 노린다… 넥스트앤바이오

한국콜마홀딩스의 자회사 넥스트앤바이오는 오가노이드 기술표준화를 추진하며 시장선도자 지위를 노린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는 맞춤형 치료를, 신약 개발 업체에게는 저비용·고효율의 신약 개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스트앤바이오는 오가노이드 배양과 관련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동일 품질의 규격화된 오가노이드를 안정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개발사업 연구과제에 선정돼 지원받은 연구비 약 40억원을 연내 GMP(우수제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시설 구축에 사용할 방침이다. 이 생산시설에서 2024년 1분기 오가노이드 기반 근육 재생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적 수준의 오가노이드 연구개발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은 물론 연구기관과 협력해 기술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넥스트앤바이오는 2021년 네덜란드 바이오 기업 허브와 기술이전계약을 통해 허브가 보유한 대장·췌장·신장·간·위·폐·난소 등 모든 장기 오가노이드에 대한 사용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술공유 등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허브는 오가노이드 개념을 세계 최초로 정립하고 성체줄기세포를 사용한 오가노이드 배양에 성공한 한스 클레버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교수가 연구자문으로 활동한 곳이다.

2022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럽연구소와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동물대체실험법의 프로토콜을 확립해 독성발현경로(AOP) 모델을 개발한 뒤 이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표준운영절차 및 표준분석프로토콜 가이드라인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다. )간과 폐질환에 대한 각각의 AOP 모델을 확립했고 2021년 6월 OECD로부터 개발과제로 선정됐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당뇨병 신약을 개발 중이다. 사진은 강스템바이오텍 연구원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스템바이오텍
강스템바이오텍은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당뇨병 신약을 개발 중이다. 사진은 강스템바이오텍 연구원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스템바이오텍

신약 개발 플랫폼·당뇨병 신약 개발 도전… 강스템바이오텍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강스템바이오텍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오가노이드 시장에서 피부와 췌도(췌장 속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의 군집)에 대한 오가노이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피부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해 피부질환이나 탈모 등과 관련한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강스템바이오텍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피부와 동일한 기능과 구조를 모사했고 2022년 9월 보건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에 발표했을 정도의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체조직을 그대로 구현한 만큼 높은 예측도를 보이는 플랫폼 개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 2월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플랫폼의 사업모델 개발에도 힘쓰고 있는데 ▲정상피부 ▲아토피 피부염 ▲홍조·홍반 ▲노화모델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췌도 오가노이드 기술을 기반으로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췌도 오가노이드를 이식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한데 지난해 11월 세포 표면에 고분자 나노 코팅층을 형성하는 기술을 보유한 이지씨테라퓨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췌도 오가노이드를 캡슐화하는 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캡슐화된 췌도 오가노이드는 이식한 환자의 면역반응을 회피하고 장기간 인슐린을 분비해 당뇨병 치료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당뇨병 동물모델을 이용해 췌도 오가노이드의 체내 생착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 중이다.

3D 바이오프린팅과 바이오잉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티앤알바이오팹은 오가노이드의 대량생산과 정밀 구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티앤알바이오팹 연구원들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티앤알바이오
3D 바이오프린팅과 바이오잉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티앤알바이오팹은 오가노이드의 대량생산과 정밀 구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티앤알바이오팹 연구원들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티앤알바이오

3D 바이오프린팅에 조직 내 혈관 구현까지… 티앤알바이오팹

티앤알바이오팹은 오가노이드의 대량생산과 정밀 구현이 가능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과 바이오잉크(세포를 프린팅할 때 세포를 보호하고 조직 특이적 미세환경을 구현해 주는 젤 형태의 소재)기술을 앞세워 피부, 간 오가노이드를 개발 중이다. 여기에 오가노이드 속 혈관 구현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오가노이드 조직 내부에 모세혈관까지 구현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국제바이오프린팅 저널에 실었다. 밀리미터(㎜) 단위의 큰 혈관부터 수십 마이크로미터(㎛)의 작은 혈관까지 세분화된 혈관을 서로 연결함으로써 실체 생체 조직에 가까운 오가노이드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질병 치료를 위한 이식용 조직을 만들 때도 이식 효율을 높여 준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유도만능줄기세포와 심장 유래 바이오잉크를 활용해 신약 개발시 심장독성을 평가하기 위한 오가노이드도 연구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