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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600억원대 대출과 관련 우리은행 추가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법상 할 수 있는 권한을 가동해서 검사·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방침을 밝히는 등 금감원이 우리금융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1일부터 우리은행 본점에 검사 인력을 보내 추가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 원장이 지난 20일 임원회의에서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 "신뢰하기 어렵다"고 작심 발언을 내놓은 직후 추가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을 대상으로 부정 대출이 이뤄졌다는 외부 제보를 받아 지난 6월12일부터 7월19일까지 현장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전직 회장과 가까운 친인척에 부당한 대출을 제공하고 금감원에 금융사고를 보고하지 않은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현장 조사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지난해 9~10월 친인척 대출을 인지한 뒤 올해 1월 관련 자체 감사에 착수한 데 이어 3월 감사를 종료하고 4월 관련자 면직 등 징계처분까지 내린 상황에서도 금융당국에 내용을 보고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후 우리은행은 지난 5월말 금감원이 외부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자 그때서야 금감원에 감사 결과를 전달하고 최근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소하는 등 늑장 대처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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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이 전직 회장 관련 대규모 부당대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는 등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판단, 제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5일 우리은행 경영진은 늦어도 지난해 9~10월,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지난 3월 관련 부서에서 손 회장의 친인척 대출을 보고 받아 인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해 "새 지주 회장, 행장 체제에서 1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수습 방식이 과거 구태를 반복하고 있어 강하게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신뢰를 갖고 우리금융, 우리은행을 보기 보다는 숨길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검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법상 보고를 제때 안 한 부분은 명확하게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전 회장의 매우 가까운 친인척 운영회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 공급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진이)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임원으로 재직 중인 법인 등에 총 616억원(42건)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지난달 19일 기준 손 회장 친인척 기업의 대출잔액은 총 304억원(16개 업체, 25건)으로 이 중 269억원(13개 업체, 19건)이 부실화됐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담보 등을 감안하면 최대 158억원 규모의 손실(부실)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