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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종로구 'CGV대학로' 건물과 토지에 투자한 공모펀드인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299호'(CGV대학로 펀드) 만기를 3년 연장했다. 코로나19 사태 후 영화관 자산 불확실성 증가 등의 영향으로 펀드 기초자산인 부동산 매각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영등포 '본아이에프 와이피센터'에서 순자산 171억원 규모 CGV대학로 펀드 만기 연장을 위한 수익자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안건 가결로 이 펀드의 만기는 올해 10월17일에서 2027년 10월17일로 변경됐다.
부동산 펀드의 경우 보유 부동산 매각 지연 시 수익자 총회를 열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펀드 만기 연장을 위해서는 수익자 총회에 참석한 펀드 투자자가 보유한 '총좌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만기 연장을 결정한 이 펀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2019년 10월 총 216억원을 모집해 대학로CGV 건물을 공모 부동산펀드로 설정한 것이다. 이지스운용은 펀드 설정 당시 해당 부동산이 대학로 핵심 상권에 위치한 유일한 영화관 건물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 CJ CGV가 건물을 100% 책임임차(마스터리스)하고 있는 장기 임차인이라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국내 영화관 시장은 2020년 코로나 19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인원 및 영업시간 제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 성장 여파로 매출과 관객 수가 급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1~10월 전체 누적 관람객 수는 1억79만명으로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같은 기간 평균(1억8191만명)의 55.4% 수준이다. 해당 기간 전체 극장 누적 매출액도 1조239억원으로 팬데믹 이전 평균치(1조5065억원)의 68%에 그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 운용 기간 3년이 지난 2022년부터 부동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영화관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서 매수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2022년 7월과 2023년 5월 두 차례 매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매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이후 상시 매각을 진행 중이지만 잠재 매수자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2년 대비 더욱 상승한 시장금리와 여전한 리테일 자산에 대한 투자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23년 두 차례 진행한 입찰에 매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해 임대차 계약 연장을 포함해 매입까지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펀드 만기 연장으로 매각을 위한 시간을 벌었지만 대출 만기 연장과 임대차 계약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직 남았다. 임차인인 CGV와의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은 2027년 6월27일로 펀드 만기보다 앞선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향후 대출 연장을 진행하고 펀드 기간 내 시장 상황 등을 계속 주시해 자산 매각을 지속해 시도해 투자자의 이익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