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엄원상(왼쪽)과 새로 합류한 이희균(울산HD 제공)
울산의 엄원상(왼쪽)과 새로 합류한 이희균(울산HD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팀들이 각자 사정에 따라 분주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노장이 많아 고민이던 울산HD는 대대적 세대교체, 절치부심 FC서울은 '국가대표급' 폭풍 영입, 박태하 감독 2년 차를 맞는 포항 스틸러스는 기존 선수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K리그 4연패를 노리는 울산의 최대 화두는 '세대교체'다. 울산은 지난 3년 동안 베테랑들을 대거 영입, 매번 고비에서 무너졌던 약점을 극복하고 새 왕조를 일궜다. 하지만 점점 주축 연령대가 너무 높아지고 있는 게 고민이었다.


울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데려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적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공격수 허율(24)과 이희균(27)을 모두 품었고 수비수 서명관(23)·박민서(25), 미드필더 이진현(28) 등 전 포지션에 걸쳐 20대 새로운 에너지를 장착했다.

대신 은퇴한 박주영(40)을 포함, 조수혁(38), 주민규(35), 임종은(35) 등과 이별을 택했다.

울산 HD 선수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HD 선수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미드필더 고승범(31)은 "지난해엔 경기 엔트리에 다 형들이고 내가 막내였다. 이번엔 전지훈련 출국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살펴보니 중고참은 되겠더라"며 확 젊어진 선수단 연령대를 체감했다.


울산 관계자 역시 "이전에도 분위기는 좋았지만, 올해는 더 즐겁고 편안해졌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K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코리아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4개 대회를 소화할 수 있는 두꺼운 스쿼드 깊이도 확보했다.

울산의 최대 장점이자 3연패 동력이었던 '노련미'가 갑자기 없어진 아쉬움도 있다. 이청용은 "고참들이 빠진 자리를 갑자기 메우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서 올해가 더 중요하다. 새로 온 선수들과 힘을 잘 합쳐서 더 시너지가 나게끔 준비하겠다"고 했다.

FC서울에 새롭게 합류한 김진수(오른쪽)(서울 제공)
FC서울에 새롭게 합류한 김진수(오른쪽)(서울 제공)

9위·7위에 그치다 지난해 4위를 기록, 어느 정도 자존심을 회복한 FC서울은 김진수(33), 문선민(33), 정승원(28) 등 국가대표급 선수를 모으는 데 주력했다.

데려온 선수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모두 즉시 팀 전력을 높일 자원들이다.

아울러 서울의 고민이었던 측면 수비수, 조커, 활동량 넘치는 미드필더를 모두 보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국가대표 풀백 김진수는 지난 시즌 전북에선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컨디션만 되찾는다면 언제든 리그 최고의 풀백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는 자원이다.

이들은 모두 "김기동 서울 감독의 지도를 받아보고 싶었다"며 서울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고대하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이들 모두 제2의 전성기를 맞게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3대1 승리를 거둔 포항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3대1 승리를 거둔 포항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지난 시즌 코리아컵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는 기존 주축들과 재계약, 변화 대신 '박태하 표 축구'의 연속성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포항의 영입은 충남아산에서 데려온 외인 주닝요(28)와 K7 출신 공격수 김범수(25) 정도가 전부다.

대신 신광훈(38), 백성동(34), 김인성(36), 김종우(32) 등 베테랑이자 팀의 주축들을 지켜냈다.

축구계 관계자는 "기존 팀 컬러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 조직력을 만드는 데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여기에 여름 이적시장쯤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몇몇 선수들이 추가된다면 포항도 무서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그동안 이적시장마다 대어를 쓸어 담았던 '큰손' 전북이 올해는 아직 조용하다.

전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명장 거스 포옛 감독을 데려오며 사령탑 고민을 덜었는데, 선수 영입은 친정에 복귀한 송범근(28) 외엔 센터백 김영빈(34) 정도가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