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상반된 인공지능(AI) 전략을 펼치며 AI 패권 경쟁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두 기업의 전략 차이가 실적과 시장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로고 이미지. /사진=네이버,카카오 제공
국내 정보기술(IT)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상반된 인공지능(AI) 전략을 펼치며 AI 패권 경쟁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두 기업의 전략 차이가 실적과 시장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로고 이미지. /사진=네이버,카카오 제공

국내 정보기술(IT)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상반된 인공지능(AI) 전략을 펼치며 AI 패권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을 내재화하는 '소버린 AI' 전략을 강화하는 반면 카카오는 오픈AI와 협업해 글로벌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두 기업의 전략 차이가 실적과 시장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3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0조7377억원, 영업이익 1조97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 32.9% 증가한 수치로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 10조6510억원을 상회하는 실적이다. 특히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중 최초로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가운데 매출 10조원을 기록한 것은 네이버가 처음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이사회 복귀도 예정돼 있어 향후 네이버의 AI 사업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을 내재화하는 '소버린 AI' 전략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주주총회 공시를 통해 이해진 창업자의 사내이사 복귀 안건을 발표하며 AI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임을 예고했다. 네이버는 클로바X 등 독자적인 AI 기술을 기반으로 ▲검색 ▲커머스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글로벌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7조87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4915억원에 그쳤다. 특히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4965억원을 기록하며 AI 사업의 영업손실로 인해 수익성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6월부터 반영된 AI 사업 분야의 영업손실을 제외할 경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8% 개선된 5586억원이 된다.


카카오는 자체 AI 개발보다는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 완성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지난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공식 회동하며 협업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통해 여러 AI 모델을 조화롭게 운영하는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일 AI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적화된 서비스를 빠르게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는 2021년 자체 AI 모델인 '코GPT'를 출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후 글로벌 AI 기술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현재 오픈AI와 함께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AI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카카오의 AI 서비스 '카나나'에 챗GPT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AI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올해는 제대로 된 대중적인 AI 서비스가 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의 카나나를 포함해 오픈AI 기술 AP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상반된 AI 전략은 향후 플랫폼 시장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네이버는 자체 기술을 통한 생태계 구축과 AI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AI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 확장과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카카오는 글로벌 AI 기술과 협업하며 자사 서비스 차별화와 고도화에 주력해 빠른 기술 적용과 글로벌 AI 트렌드 대응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