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 아파트 방화 용의자인 60대 남성이 농약살포기를 이용해 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새로운 범행도구 가능성을 제기했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60대 남성 A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다. 경찰과 소방은 합동 감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 내부 장기 손상 정도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망 원인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아파트 4층 복도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된 A씨가 방화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인지 방화 과정에서 몸에 불이 붙어 사망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오전 중 소방과 함께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한다. A씨가 방화에 사용한 도구에 대해서도 추적할 예정이다.
당초 경찰은 CCTV에 찍힌 영상 등을 바탕으로 A씨가 농약살포기로 화염을 방사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범행도구가 일명 '세차건'으로 불리는 고압 분사기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범행도구는 현장에서 불에 타 잔해가 거의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있는 A씨 이륜차(오토바이) 뒷좌석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기름통도 나왔다. 이에 경찰은 A씨의 범행도구 및 기름 구매 과정을 확인해 정확한 범행도구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까지 불이 난 집 아래층인 3층에 거주한 A씨는 당시 위층과 층간소음 문제를 겪어 앙심을 품고 이번에 방화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 가족과 이웃 주민 등에 대한 탐문을 통해 A씨가 불을 지른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A씨는 자기 집 인근 빌라에 "엄마 미안하다"와 "할머니를 잘 모셔라"라고 적힌 유서와 병원비에 보태라며 현금 5만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지난 21일 오전 8시17분 해당 아파트 401호와 404호 라인에서 시작됐으며 같은 날 오전 9시54분에 완전히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A씨가 숨졌고 4층에서 추락한 70~80대 여성 2명이 전신에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낙상, 연기 흡입 등 경상자 4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단순 연기 흡입으로 현장 조치를 받은 인원은 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