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2분기 연속 KB손해보험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현대해상

"아직 손해보험사 상위 3개사를 물어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가 습관적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제는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가 맞다."

손해보험업계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손해보험업계 지각 변동이 현실화 하고 있다.

2019년까지 순이익 기준으로 DB손보와 2위 경쟁을 벌이던 현대해상은 이제 4위 자리를 두고 KB손보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제 2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업체는 DB손보와 메리츠화재다.

현 추세대로 간다면 2019년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KB손보 순이었던 손보사 5위 체제는 올 연말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DB손보, KB손보, 현대해상으로 바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현대해상 당기순이익은 2031억원으로 KB손해보험(3135억원)보다 1103억원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에도 현대해상은 16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KB손보(995억원)에 밀린 바 있다.

즉 현대해상은 KB손보에 2분기 연속 밀린 셈이다.

2018년까지 손보업계에서 현대해상은 2위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2019년부터 DB손보와 2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현대해상. 2020년부터 메리츠화재에도 밀리며 4위까지 떨어졌다.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판매를 늘린다는 전략 하에 실손보험 가입자를 타사보다 크게 확보한 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날(14일) 현대해상은 1분기 실적 감소 요인으로 유행성 호흡계질환 손해액 증가에 따른 장기보험 손해율 악화를 꼽았다.

현대해상의 올 1분기 장기보험 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2% 감소한 1143억원이었다.

지난해 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32%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손익도 지속적인 보험료 인하와 원가 요인 상승으로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어든 157억원에 그쳤다.

일반보험 손익은 2.1% 소폭 줄었으며 투자 손익도 전년과 유사한 1070억원을 거둬 1.2% 소폭 감소했다.

반면 KB손보는 올 1분기 수익성 높은 대체자산 투자 확대와 채권 교체매매를 통한 처분이익 등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손보업계 상위 3개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올 1분기 462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DB손보(4625억원)보다 155억원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순이익 차이는 지난해 1분기 1185억원에서 올해 1분기 1620억원으로 435억원 확대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영업에 이어 투자·회계에서 성과가 전체 실적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