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3동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이 몰리며 분주한 하루가 시작됐다. 투표소 입구에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고 유권자들은 3층 투표소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오고 있는 모습. /사진=김대영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서울 주요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작 시간인 오전 6시를 전후해 이미 길게 줄이 늘어서는가 하면 가족 단위로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기자가 찾은 동작구 상도제3동 사전투표소는 비교적 이른 시간인 오전 6시25분쯤임에도 이미 많은 유권자들로 북적였다. 투표안내원은 "6시 정각에는 줄이 동사무소 앞 버스정류장까지 이어졌다"며 "출근 전에 들른 시민들이 많아 보였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생애 첫 투표를 기념하는 10대 딸과 동행한 어머니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고3 이지연양(18·동작구)은 "시험보다 떨리지만 설렌다"며 웃었다. 딸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어머니 김선미씨(46·동작구)는 "딸과 함께 첫 투표를 할 수 있어 벅차다"고 말했다.

같은 투표장을 찾은 30대 자매는 "대선, 총선 때마다 확인증을 챙긴다. 이번도 빠질 수 없다"며 투표소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나온 40대 여성(동작구)은 "남편은 출근해서 함께 못 왔지만 아이들에게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대시장 안에 위치한 이 투표소는 주민센터 3층에 마련됐다. 엘리베이터가 2대뿐이라 고령층 유권자들은 벽과 난간을 붙잡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출구로 이어지는 복도에 설치된 벤치는 이동이 불편한 이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배려로 보였다.
서울 동작구와 영등포구의 사전투표소 입구에는 이른 아침부터 투표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유권자들을 맞이했다. 왼쪽부터 동작구 신대방2동 주민센터 1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입구, 영등포구 신길제7동 주민센터 앞에 설치된 사전투표 안내 현수막 모습 /사진=김대영 기자

오전 7시 정각 신대방2동 투표소는 이른 아침임에도 정장을 차려입은 직장인들이 속속 들러 조용히 투표를 마쳤다. 주민센터 1층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았다. 이 곳을 찾은 한 40대 직장인(동작구)은 "출근 전 짬을 내 들렀다. 사전투표가 없었으면 어렵게 시간을 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신길제7동 주민센터 4층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세대가 함께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70대 조부, 50대 아들, 20대 손자가 함께 도장을 손목에 찍고 인증사진을 찍는 장면도 포착됐다. 최기섭씨(70대·영등포구)는 "세대가 달라도 나라 걱정은 같지 않겠나"며 손자의 손을 잡고 투표장을 찾았다.
사전투표소 주변에는 안내 팻말과 투표소 방향을 표시한 안내문이 설치돼 유권자들의 동선을 돕고 있었다. 왼쪽부터 동작구 대방동 주민센터 2층 투표소로 향하는 계단 옆 안내 팻말,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민센터로 향하는 길목 담벼락에 부착된 사전투표소 방향 안내문 /사진=김대영 기자

여의도동 투표소는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분위기였다. 계단을 오르던 한 40대 부부(영등포구)는 "시간을 아끼려 아침 일찍 왔다"며 "사전투표 덕분에 일정이 훨씬 유연해졌다"고 말했다. 주민센터 입구에는 '계단 이용 부탁'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길 바닥에는 투표소 방향을 표시한 표식이 설치돼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11시 기준 전국 평균 투표율은 7.0%로 동시간대 기준 역대 최고치다.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310만7164명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이 14.26%로 가장 높았고 전북(12.95%)과 광주(11.79%)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은 6.7%로 나타났고 대구는 4.46%로 가장 낮았다.

사전투표는 30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전국 3568개소에서 진행된다. 유권자는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투표할 수 있으며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기표용구 외 도구 사용이나 투표소 내 사진 촬영은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