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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를 통해 지역별 결집 양상과 지지층 이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사전투표는 본투표 이전 유권자 표심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전체 선거 판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구·경북(TK)의 저조한 투표참여가 감지되며 보수 진영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0일 오후 2시 기준 제21대 대통령선거 전체 사전투표 투표율은 28.59%로 집계됐다. 사전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1268만9868명으로 관내 사전투표 비율은 72.15%, 관외는 27.84%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첫날의 투표세는 비교점 잠잠해진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호남이다. 전남 48.58%, 광주 44.28%, 전북 45.40%로 세 지역 모두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지역 유권자가 사실상 표심을 초기에 고정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남은 기간 호남지역의 사전투표율이 40%를 돌파할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 결집이 전국 판세를 선잠금할지 주목된다.
반면 보수 진영의 전통 지지기반인 대구 20.53%, 경북 25.61%으로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일각에선 보수 진영이 조기 결집에 실패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수도권은 서울 28.03%, 경기 26.91%, 인천 26.93%로 전국 평균과 비슷하다. 과거 대선·총선보다 직장인이나 학생의 투표 접근성이 떨어졌음에도 수도권에서 관외 투표 비중이 5%가량 높아졌다. 지방에 주소지를 둔 유권자들이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투표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이번 수도권 사전투표는 양적인 수치 이상으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충청권도 평균 범위 안에 있지만 세부 양상은 다르다. 대전 27.50%, 충남 26.40%, 충북 27.64%로 전국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세종은 33.03%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세종은 행정기관 순환근무, 관사 거주, 발령 이동 등이 잦아 유권자의 거주지와 실제 생활권이 불일치하는 사례가 많지만 관외비중은 26.21%로 평균을 하회했다.
스윙보터로 분류되는 무당·중도층의 투표 동향은 여전히 본선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약 35%, 국민의힘 지지층은 약 30%로 나타난다. 이들이 사전투표 첫날 참여한 비율을 직전 대선과 총선의 고정 패턴인 22%로 가정하면, 사전투표율의 약 14.3%는 전체 유권자 고정 지지층의 몫이다. 나머지 14.29%포인트는 무당·중도층의 투표로 이들의 사전투표 참여율은 35.7~40.8% 수준으로 분석된다.
2022년 대선 당시(약 13%)보다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난 셈이다. 본투표에 남아 있는 중도·무당층의 향배가 최종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끊임없는 단일화·당내 논란으로 피로도 증가한 국민의힘… 수도권 틈새시장 노리는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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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진영은 반등을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문수 후보는 전통 지지층의 조기 결집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선 과정에서 반복된 후보간 갈등과 당 지도부와의 충돌, 단일화로 피로감이 누적됐고, 계엄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 점 역시 보수 유권자 사이에 실망감을 남겼다는 평가다. '준찍명'(이준석을 찍으면 이재명이 된다) 구호 등 사표 프레임도 중도 유권자의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본투표 전까지 핵심 지지 기반의 낮은 투표율을 끌어올릴 물리적 동원력 확보가 김 후보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상황이다. '사표 공포' 프레임을 반복보다는 정권 안정, 경제 실익 등 현실적 메시지로 전환하고, 셔틀 운영 등을 통한 관내·관외 투표 동시 동원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사전투표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정 진영을 중심으로 사전개표 시스템이나 투표함 이송 과정에 대한 의혹이 반복 제기돼온 만큼 보수층 일부가 여전히 본투표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준석 후보는 수도권 내 '직장인 표심'이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판교, 강남, 광화문 등 주요 생활권을 타깃으로 한 야간 집중 유세에 나섰다. QR코드를 활용한 투표 가이드 등을 통해 표심 연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도권 연성지지층의 본투표 이탈을 막고, 남은 사전투표와 본투표 기간 퇴근시간대 유권자 흐름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