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민재(왼쪽)와 오지환이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2023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베스트 키스톤 콤비상을 수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선발 라인업에서 연이어 제외된 오지환(35)이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염경엽 감독이 칼을 뺀 것인데, 오지환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LG는 지난 9일 오지환과 백업 내야수 손용준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2023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받고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오지환이 시즌 개막 후 1군 전력에서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지환의 2군행은 '재정비' 차원이다. 오지환은 올 시즌 6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8에 6홈런 26타점 23득점 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58로 부진했다.

4월까지는 타율 0.276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쳐 쌍둥이 군단의 고공비행에 힘을 보탰지만, 5월 이후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타격감이 떨어졌는데, 최근 10경기 타율도 0.138에 그쳤다.


LG가 살얼음판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이,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났다. 오지환은 5일 NC 다이노스전부터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LG 트윈스 오지환은 타격 부진에 빠져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025.5.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오지환은 대수비로 실전 감각을 익히면서 훈련을 통해 타격감을 끌어올리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반등하지 못했다. 이에 염 감독은 오지환을 2군으로 보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LG가 오지환에게 기대하는 건 신민재 같은 반등이다.

오지환의 키스톤 콤비 파트너인 주전 2루수 신민재도 시즌 초반 타격 침체 빠져 타율이 0.191까지 떨어졌고, 결국 지난달 12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2군으로 간 신민재는 집중적으로 타격 훈련만 소화했다. 신민재는 "이천 2군 훈련장에서 하루에 5시간씩 훈련했다. 밥 먹고 쳤고, 자고 일어나 또 쳤다. 그렇게 반복 훈련을 했다"며 "2군에서 재정비한 시간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5월 22일 1군에 돌아온 신민재는 이후 타율 0.373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홍창기의 시즌 아웃에 따른 1번 타자 고민도 말끔히 지워냈다. 신민재의 시즌 타율도 0.255로 상승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은 2군으로 내려가 타격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2025.5.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오지환은 여전히 LG의 핵심 전력이다.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위해서는 경험이 풍부하고 큰 경기에 강한 오지환이 자기 몫을 해줘야 한다. 구본혁과 이영빈이 번갈아 유격수를 맡고 있으나 오지환을 넘어선 정도는 아니다.

염 감독도 "오지환은 주전에서 밀려난 게 아니라 재정비 과정"이라며 "어떻게든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위 자리가 위태로운 LG는 오지환 없이 SSG 랜더스,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를 상대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 아니라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이다. 잠시 쉼표를 찍은 오지환이 신민재처럼 2군에서 밸런스를 찾아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면, LG 타선은 훨씬 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