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고 1년여 기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사진은 박찬대(가운데) 직무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의 손을 잡으며 격려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투톱 체제'로 당을 이끌며 내란과 탄핵 정국, 대선 승리까지 이끌었던 그는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밝히며 1년여 기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박 직무대행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웃으며 "이 질문 나올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주변 의견도 상당히 많아서 솔직히 고민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친명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그는 당내에서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몇 점짜리 원내대표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학점으로 얘기하면 그래도 A-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와 탄핵 정국, 그리고 이재명 정부의 출범까지 당의 원내 전략을 이끌며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을 회상하며 인상 깊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좋았던 것은 웃을 일 없는 당시 이 대표한테 아재 개그를 시전해서 '하지 마 하지 마' 소리를 들어가면서 웃게 만들었던 그 부분이 가장 보람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와 당 대표, 원내대표로서 투톱을 이루었고 이 대표로부터 참으로 많은 존중을 받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오는 13일 새로 선출될 여당 원내 지도부를 향해 "유능한 여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제 이재명 대통령을 보유한 책임 집권 여당이 됐다"면서 "민주당은 듬직하고 유능한 여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꼭 처리해야 할 개혁입법과 민생 개혁과제를 차기 지도부에서 완성해주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검찰개혁법안 추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 등 일부 의원들이 지난 11일 '3개월 내 통과'를 목표로 검찰개혁법을 발의한 것과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야당과도 조율해야 하니 의지를 갖되 최대한 협의를 잘 해서 진행해야 한다"며 "속도를 내되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의 발의는 개인 자격 발의이며 본격적인 법안 추진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민생 법안으로는 상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추기를 요청했다. 박 직무대행은 "시장 신뢰를 높이는 방법으로 상법개정안이 있는데 균형감 있게 개정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면서 "주주 충실 원칙이 어디까지 적용돼야 할지 현실적인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일 상법을 다루는 정무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기며 향후 입법 논의에 본격 나설 채비를 마쳤다.

박 직무대행은 지난해 5월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해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당선됐다. 이후 이 대통령(당시 대표)과 함께 '투톱 체제'를 형성하며 윤석열 정부와 선명한 대립각을 세웠고 탄핵 정국을 거치며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대권 도전을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에는 당 대표 직무대행을 겸임했고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총괄선대위원장으로 대선 승리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