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선두 탈환을 노렸던 LG 트윈스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이른 헤드샷 퇴장으로 실타래가 모두 꼬여버렸다. 주간 첫 경기부터 불펜이 8이닝을 책임지는 부하가 걸렸고, '사구' 때문에 승리마저 놓쳤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2-6으로 졌다.
지난 15일 한화 이글스에 역전패당해 2위로 내려앉은 LG는 이날 패배로 40승 2무 28패를 기록,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이날 롯데 자이언츠를 잡은 선두 한화(42승 1무 27패)와 승차는 1.5경기로 벌어졌다.
1회까지는 LG의 출발이 매우 좋았다. 선발 투수 에르난데스는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첫 이닝을 끝냈다.
그러나 2회초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에르난데스는 맷 데이비슨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후속 타자 박건우에게 시속 143㎞ 직구를 던졌다가 헬멧을 맞혔다.
22구만 던진 에르난데스는 헤드샷으로 자동 퇴장당했고, LG는 갑작스럽게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에르난데스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불펜에 부담을 줄여줘야 하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무사 1, 2루 위기에서 선취점마저 내줬다. 두 번째 투수로 출격한 '루키' 김영우는 손아섭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에 몰린 뒤 김형준을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아웃카운트 한 개와 한 점을 맞바꿨다.
김영우는 3회초 2사 3루에서 박건우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추가 실점을 했다.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장현식도 너무 일찍 몸을 풀고 올라온 탓인지 흔들렸다.

장현식은 5회초 무사 1, 2루에서 김주원의 오른쪽 허벅지 부위를 맞혀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후속 타자 권희동의 손까지 맞혀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추가 실점을 했다. LG로선 허무한 실점이었다.
이 3점은 결국 LG의 발목을 잡았다. 김현수가 5회말 2점 아치를 그리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LG는 이날 불펜 투수만 7명을 투입했는데, 막판에 다시 마운드가 흔들렸다.
박명근이 8회초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배턴을 받은 성동현이 손아섭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성동현은 9회초 김휘집에게 솔로포를 맞는 등 두 점을 더 허용했고, 결국 LG는 백기를 들어야 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이번 한 주를 잘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첫 경기부터 쓴맛을 봤다.
LG는 손주영, 임찬규 등 선발 투수 2명에게 휴식을 부여한 상황이다. 19일 NC와 경기에는 대체 선발 최채흥이 나가고, 20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는 '불펜 데이'로 치러야 한다. 20일부터 비 예보가 변수이긴 하지만, 마냥 경기 취소만 기대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간 첫 경기부터 불펜에 부담을 줬다. 선두와 거리도 벌어졌다. 얻은 게 없는 LG로선 1패 이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