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저임금 차등적용 필요성을 제기했다. /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경영계가 업종간 격차가 큰 최저임금 지불 여력 등을 고려해 내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9일 발표한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의 필요성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경총에 따르면 2001년 시급기준 1865원이었던 국내 최저임금은 2024년 9860원으로 428.7% 인상됐다. 이는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73.7%)의 5.8배, 명목임금 상승률(166.6%)의 2.6배에 달한다.


이 기간 최저임금 미만율은 4.3%(2001년)에서 12.5%(2024년)로 높아져 최저임금에 대한 시장의 수용성이 크게 하락했다.

경총은 업종 간 지불여력, 노동생산성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최저임금 적용이 최저임금 수용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업종별 지불여력과 노동생산성을 보여주는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지난해 숙박·음심점업이 2811만원으로 제조업(1억5367억원)의 18.3%, 금융·보험업(1억8169만원)의 15.5% 수준에 그쳤다.


해당 업종 근로자 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나타내는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도 숙박·음식점업에서 85.6%로 매우 높은 반면 금융·보험업은 42.8%, 제조업은 56.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해당 업종에서 법정 최저임금액(2024년 9,860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은 숙박·음식점업은 33.9%에 달한 반면 금융·보험업은 4.6%, 제조업은 3.9%로 상대적으로 낮아 업종 간 30%포인트에 달하는 큰 격차를 보였다.

경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이 업종, 연령, 지역, 숙련도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 최저임금의 수용성을 제고해왔다고 짚었다.

스위스는 농업, 화훼업에 대해 일반 최저임금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설정하고 있으며, 미국 일부 주(3개주)는 연방 최저임금보다 낮은 주 최저임금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상우 경총 본부장은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 최저임금 미만율만 보더라도 업종 간 격차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모든 업종이 어려운 위기 상황에 처해 있지만, 현 수준의 최저임금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입증된 업종부터라도 구분 적용을 허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