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면서 ETF 시장도 인버스, 레버리지 투자가 엇갈리고 있다./사진=챗GPT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면서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수 상승의 2배 수익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수익률이 급등한 가운데 고점 인식에 따른 인버스 ETF 매수도 급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방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ETF 거래량 1위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이 기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규모는 약 1128억원에 달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지수인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루 동안 1% 하락하면 2% 상승하는 구조다. 반대로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루 동안 1% 상승하면 2% 하락한다.

2위는 'KODEX 인버스'로 역시 수백억원의 매수세가 몰렸다. 최근 일주일간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ETF 거래대금은 총 210억원이다. 이 ETF 역시 코스피200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며 시장이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구조다.

반면 상승장을 긍정적으로 본 개인들도 많다. 코스피2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인 'KODEX 레버리지' ETF는 거래량 기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150 지수의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역시 거래량 2위에 오르며 상승 기대 심리를 반영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의 베팅은 상·하방으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ETF 거래 상위 종목에는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과 상승률을 배가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나란히 포진하며 양방향 투자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문제는 주가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곱버스 개미'들은 지속되는 상승장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4.10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장을 마감하며 3년 5개월여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지난 13일 하루를 제외하고 이날까지 모두 오름세를 이어왔다. 때문에 이 기간 지수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상품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수익률에서 손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 지수는 최근 한 달간 15%가량 오르며 세계 주요국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9.32%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6월 중순 이후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 정책 기대감, 외국인 수급 전환, 미국발 완화 기대 등 복합 모멘텀에 힘입어 강한 랠리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코스피 5000' 공약이 부각되며 시장에는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9개월간의 순매도를 끊고 매수세로 전환한 점과 더불어 새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대규모 추경을 의결하고 잉여 유동성 증가 기대감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상승을 이끌었다"며 "삼성전자의 반등이 시작된다면 지수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수출 역성장 등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향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을 수 있다"며 "2021년과 달리 이번에는 외국인 매수세에 기반한 오버슈팅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급등 수준은 금융 위기 이후 5번 정도의 사례가 있는 강력한 단기 랠리로, 일반적인 등락 국면의 범위를 상향 돌파했다"며 역시 7월 어닝시즌을 전후로 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