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김태훈이 첫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으나 전망이 어둡다. 사진은 삼성에서 활약한 김태훈. /사진=뉴시스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태훈과 이승현(이상 삼성 라이온즈)이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5일 FA 자격을 획득한 30인 명단을 공시했다. 해당 선수들은 오는 7일까지 FA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해야 시장에 나설 수 있다. FA를 신청한 선수들은 오는 8일 공개되며 다음날인 9일부터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다.


삼성에선 강민호와 김태훈, 이승현 등 총 세 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다. 첫 FA 자격을 얻은 김태훈과 이승현은 대박 계약을 꿈꾸지만 전망은 그리 좋지 않다. 오히려 네 번째 FA에 나선 강민호가 더 높은 금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훈은 프로 통산 455경기에 등판해 36승 25패 92홀드 2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80으로 특출나지 않지만 무난한 성적을 냈다. 2023년 이원석과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후 첫해 부진했지만 이후 2년 동안 129경기에 등판해 42홀드를 수확하는 등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또 KBO리그 두 번째로 6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도 기록했다.

하지만 FA 등급이 발목을 잡는다. 외부 FA 영입 시 각 구단은 원소속팀에 보상해야 한다. A등급을 받은 김태훈의 경우 '보호명단 20인 외 선수 1명과 전년도 선수 연봉 200%' 혹은 '전년도 선수 연봉 300%'를 지급해야 한다. 올시즌 김태훈은 선수를 내주고 영입할 만큼 뛰어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적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이 첫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지만 직전 시즌 부진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에서 활약한 이승현. /사진=스타뉴스

2017년 차우찬의 FA 보상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그동안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팀의 마당쇠 노릇을 했다. 프로 통산 438경기에 등판해 22승 15패 75홀드 1세이브 ERA 4.72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올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42경기 2승 1패 ERA 6.31 11홀드로 부진했다.


FA 등급도 김태훈보다 낮은 B등급을 받았지만 '보호명단 25인 외 선수 1명과 전년도 선수 연봉 100%' 혹은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라는 보상이 걸려 있어 이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사실상 두 선수의 목표는 좋은 조건의 잔류지만 협상의 주도권은 구단이 쥐고 있다. 삼성은 최근 고참 선수들이 대거 정리하고 있다. 이승현과 김태훈은 각각 1991년과 1992년생이라 적은 나이도 아니다.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계약을 제안받긴 하겠으나 협상 테이블에서 더 불리한 쪽은 선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