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뉴스1) 안영준 기자 = 부상으로 '슈퍼슬램'이 무산된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아쉬움과 희망을 동시에 안고 돌아왔다.
안세영을 포함한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중국 창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1000 중국 오픈을 마치고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세영은 지난 24일 열린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한위(중국)를 상대로 2세트 도중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경기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기권했다. 무리하면 부상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결정이었다.
1월 말레이시아 오픈, 3월 전영오픈, 5월 인도네시아오픈 등 최상위 레벨인 '슈퍼 1000' 대회를 석권한 안세영은, 이번 시즌 마지막 슈퍼 1000 대회인 중국오픈에서 '슈퍼 슬램'이라는 대기록에 도전 중이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이날 트레이닝복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안세영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그는 "마무리가 좋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팬들은 안세영의 무릎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무릎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기권은 더 무리하지 않기 위해 미리 결정을 내린 만큼, 당시만큼 심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대회 전까지 몸 상태가 워낙 좋았다. 그런데 피로가 누적되면서 조금씩 아파졌다. 심각할 정도는 아니다. 아시안게임 때보다는 훨씬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셨고, 나도 몸 상태가 좋았기에 기대했다. 아쉬움은 분명히 있지만, 지금의 시간이 재정비를 위한 중요한 힘이 될 것이다. 빨리 마음을 다잡겠다"고 밝혔다.
이제 안세영은 국내에서 무릎 MRI를 다시 찍어보고, 그 결과에 따라 세세하게 방향을 잡고 회복에 집중, 다음 달 열릴 세계 개인 배드민턴 선수권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개인 배드민턴 선수권은 안세영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프랑스 파리에서 열려 의미가 깊다.
안세영은 "목표는 언제나 정상"이라면서 "이전에는 승부에만 집착했다면, 이제는 결과보다 플레이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더 설렌다. 열심히 노력하면서 그런 과정을 겪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부담 없이 다시 우승을 위해 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