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이호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양=뉴스1) 김도용 기자 = 어느새 K리그1에서 득점 부문 2위에 오른 이호재(포항)가 득점왕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출전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호재는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에서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이호재는 "내 득점으로 승리했지만 수비수들이 더 많이 뛰고, 상대 공격을 막아서 승리할 수 있었다. 수비수들에게 고맙다"면서 "특히 3연승을 기록해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호재는 전반 5분 조르지의 도움을을 받아 득점을 올렸다. 이로써 이호재는 리그 11호골을 신고, 득점 부문에서 전진우(전북·12골)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이호재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는데, 선두와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득점왕에 대한 욕심도 있다. 하지만 팀 성적이 우선"이라면서 "좋은 경기를 하고, 팀에 도움을 준다면 득점왕 기회도 올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프로 데뷔 후 꾸준히 성장한 이호재지만 박태하 감독 눈에는 아직 부족하다. 박 감독은 이호재에게 연계와 볼 소유에 대해 좀 더 발전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날 경기 중에도 이호재를 여러 차례 불러 개인 지시를 했다.

이호재는 "감독님께서 공격할 때는 상대 골문 앞에서 힘을 더 내고 집중력을 유지하라고 주문하신다. 수비할 때는 많이 뛰면서 압박, 수비수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꾸준히 성장한 이호재는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참가하면서 A대표팀에도 승선했다. 더불어 이호재는 홍콩을 상대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동아시안컵에서 존재감을 보인 이호재는 이제 북중미 월드컵도 노려볼만하다. 이날 김동진, 김진규 A대표팀 코치가 안양에 찾아와 이호재를 비롯한 대표팀 후보들을 관찰했다.

이호재가 월드컵에 나선다면 아버지인 이기형 연변룽딩 감독의 염원도 이루게 된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1995년부터 2003년까지 A대표팀에서 47경기에 나섰지만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예선 활약에도 불구하고 본선 명단에서 제외됐고, 2002 한일월드컵 때는 무릎 부상 여파로 승선 기회가 없었다.

이호재는 "코치님들이 오신 줄 몰랐다"면서 "월드컵 출전은 모든 선수의 꿈이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가 올 것이다. 내 위치,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월드컵이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경기를 하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께서 '장점을 발휘하면 월드컵에 갈 수 있다'고 조언해 주셨는데, 이를 수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