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관세 영향으로 미국 소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한 시민이 미국산 소고기를 고르는 모습. /사진=뉴스1

미국에서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소고기·송아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식품 가격 상승률보다 4배나 오른 것이다.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2022년 발생한 가뭄이 꼽힌다. 당시 미국 텍사스·오클라호마·네브래스카 등 주요 소고기 생산 주에 심각한 가뭄이 닥쳤는데 목장주들은 가축이 굶주리자 조기 도축을 선택했다. 당장 공급은 늘었지만 송아지 수가 줄면서 중장기적으로 소고기 공급 기반은 오히려 약화됐다. 올해 소 사육두수는 195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 농무부(USDA)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가뭄이 더 빈번하고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공급국인 브라질에 50% 고율 관세, 호주에도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늘었다. 다만 S&P 글로벌이 USDA 데이터를 인용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아직 소고기 소비를 본격적으로 줄이지 않았다. 그러나 높은 가격이 지속될 경우 내년부터 소비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고기 가격 급등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으로 지난해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23만3081톤에 달했다. 그러나 미국 소고기 공급이 줄고 가격이 높아지면서 지난달 기준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8% 감소한 1만2000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