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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민주 강은성 기자 =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갈색병 에센스', SK-Ⅱ의 '피테라 에센스' 등은 '얼굴에 화장품 좀 발라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제품들이다. 각 제품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이른바 '히어로 제품'으로 각 회사를 세계적인 뷰티 회사로 끌어올린 원동력이다.

국내에도 미스트 제품으로 '글로벌 슈퍼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는 이가 있다.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는 '제품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미스트 세럼'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K-뷰티의 성공을 꼽자면 마케팅과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을 빼놓을 수 없다. K-뷰티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을 보면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감각적인 기획을 하고 실력있는 한국 ODM을 통해 제품을 신속하게 생산해 시장에 출시한 후 젊은 세대와 글로벌 소비자를 사로잡는 마케팅을 하는데 탁월하다.

달바글로벌 역시 이런 기획과 마케팅, ODM을 갖췄지만 무엇보다 반성연 대표는 '품질이 본질'이라는 철학을 놓지 않았다.

달바글로벌의 대표상품인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을 유통하는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집착에 가까운 뚝심으로 수십 차례 성분을 바꾸고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개발했다"면서 "수분 유지력 등 제품력이 인정을 받자 건조한 기내에서 생활하는 '승무원 필수템'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메가 히트를 친 대표작이 됐다"고 설명했다. .


모바일 개발자를 거쳐 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반성연 대표가 뷰티 시장에 발을 들인 이유는 성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해 NHN(현 네이버)에서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Arthur D. Little 코리아 등에서 팀장으로 일했다.

당시 그가 담당한 분야는 주로 뷰티기업의 중국 시장 공략이었다. 다수의 화장품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그는 뷰티 산업이야말로 '망하지 않을 산업'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제대로 된 제품 하나로도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도 이때 가졌다.

그렇게 2016년 비모뉴먼트(현 달 바 글로벌)를 창립하고 주력 브랜드 '달바'를 론칭했다. 반 대표는 한국이 가진 뛰어난 생산 인프라에 최고 원료와 혁신적 제품 기획을 더 하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으로 달바를 만들었다.

땅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화이트 트러플 생산지인 이탈리아 청정지역 피드몬트주 Alba를 모티브로 삼았다.

달바의 주력 상품은 '화이트 트러플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이다. 제품에는 항산화 효과가 극대화된 특허원료 'Trufferol'가 들어 있다. 반 대표는 이 제품을 '에스티로더의 갈색병 에센스'과 같은 제품으로 키운다는 목표로 창업 초기부터 2년 넘게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공을 들였다. 수 없이 리뉴얼을 거치는 과정에서 '승무원 미스트'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병 이상 판매됐다.

퍼스트세럼 제품 (달바 제공)

트렌드는 읽는 뛰어난 감각도 그의 무기다. 2021년에는 톤업선크림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내놓으며 성공 신화를 이어갔다. 이 제품은 상대적으로 미스트 제품 판매가 덜한 여름 매출을 메꾸는 효자 상품이 됐다.

개발자 경력은 온라인 커머스 생리를 읽는 눈을 길러줬다. 그는 달바를 론칭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온라인 중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비정기적으로 팝업 스토어를 열고 있으나 실제 매장은 한 곳도 운영하고 있지 않다. 또 특정 채널에 편중되지 않도록 올리브영, 쿠팡, 카카오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런 반 대표가 최근 새롭게 도전에 나선 분야는 뷰티 디바이스다. 반 대표는 뷰티 디바이스 사용 시간이 5~20분 등으로 길어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 시간이 2분 정도로 짧은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연말 출시한 '시그니처 올쎄라 더블샷'은 최근까지 안정적인 판매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5월 22일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달바글로벌 주가는 8월 22일 종가 기준 18만 6500원으로 공모가(6만6300원) 대비 181% 증가했다. 같은 날 기준 달바글로벌 시총은 2조 2914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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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연 대표는 8월 14일 기준 달바글로벌 주식 16.5%(199만여 주)를 보유한 최대대주주다. 유명한 이사(COO)가 보유한 1.1%(12만여 주)와 그외 임원이 가진 지분을 포함하면 18.7%대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이외 달바글로벌의 5% 이상 주주는 KTBN 13호 벤처투자조합이 9.8%(118만여 주), 코리아오메가프로젝트오호조합이 8.4%(101만여 주)를 보유하고 있다.

달바글로벌의 이사회 의장은 반성연 대표가 맡고 있으며 이사회 내의 위원회로 사위원회, 보상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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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에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달바글로벌의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은 12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2억 원으로 66% 늘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24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영업이익은 593억 원으로 83% 신장했다.

이 시기 해외 시장에서의 온라인 성장이 가속화했고 현지화 브랜드 캠페인이 잘 먹혀든 결과로 풀이된다. 달바글로벌의 상반기 해외 매출액은 1488억 원으로 지난해 해외 매출 총액(1410억 원)을 초과 달성했다. 특히 이 기간 해외 온라인 채널 매출은 2.5배 늘어났다.

달바는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 올해 5000억 원 매출 목표 달성에 나선다. 양재훈 달바글로벌 CFO는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연초 4500억 원으로 제시한 매출 가이던스를 500억 원으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신흥 시장 발굴 등 글로벌 사업을 키우고 인접 신사업을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준 주력 국가 외에도 시장 성장성이 높은 국가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공략에 나선다.

제품력을 높이는 노력도 함께한다. 달바 상위 브랜드로 '달바 시그니처'를 확대하고 신규 아이템 개발에도 착수한다. 장기적으로 '히어로 제품'인 미스트 세럼을 누적 1억 개 이상 판매해 에스티로더의 갈색병과 어깨를 나란히 하도록 키우는 것이 목표다.

반성연 대표는 "달바는 한국이 보유한 최고의 생산 인프라가 최고의 원료와 혁신적 제품 기획과 만났을 때 세계에서 통하는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했다"며 "달바라는 브랜드를 전 세계 모두가 알고, 사용하는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