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세계 각국의 궁사들이 광주로 모인다. 한국에서 16년 만에 열리는 세계 양궁선수권대회에서 기량을 겨루기 위함이다.
2025 광주 세계 양궁선수권대회가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광주 국제양궁장, 5·18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다.
매 홀수 연도에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은 90여년의 역사를 지닌 국제양궁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전 세계 리커브·컴파운드 부문 국가대표가 모두 참가하는 단일종목 최대 규모 대회다.
한국에서 세계 양궁선수권이 열리기는 1985년 서울, 2009년 울산 대회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광주는 2015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국제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광주의 위상을 확인하고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총 76개국 501명의 선수가 출전해 리커브와 컴파운드 종목(남녀 개인전·남녀 단체전·혼성전)에서 총 10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5일부터 8일까지 먼저 컴파운드 종목 경기가 진행되며, 한국이 세계 최강의 기량을 뽐내는 리커브 종목이 8일부터 12일까지 대미를 장식한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던 리커브 대표팀은 홈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남자 대표팀 송승현 감독, 여자 대표팀 호진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에도 세계 최강임을 각인시킨다는 각오다.
특히 파리 올림픽에서 나란히 3관왕에 올랐던 김우진(청주시청)과 임시현(한국체대)이 이번에도 '에이스'로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남자대표팀은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까지 지난해 파리 멤버가 그대로다. 이들은 파리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고, 이우석은 개인전에서 동메달도 목에 걸었다.
남자부에선 김우진의 오랜 라이벌이자 세계랭킹 1위인 브래디 엘리슨(미국)을 비롯해 마르쿠스 달메이다(브라질) 등이 한국의 경쟁자로 꼽힌다.
여자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 멤버 중 임시현을 제외하고 2명이 바뀌었지만, 오히려 기량은 더 강해졌다는 평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던 안산(광주은행)이 대표팀에 복귀했고, 도쿄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강채영(현대모비스)도 4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고 절치부심한 안산은, 고향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강채영은 지난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오르는 등 최근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여자부에선 디피카 쿠마리(인도), 페니 힐리(영국)가 한국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다.
늘 리커브에 가려있는 컴파운드 종목에도 관심이 쏠린다. 2028 LA 올림픽에서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남자부 최용희, 김종호(이상 현대제철), 최은규(울산남구청), 여자부 소채원(현대모비스), 심수인(창원시청), 한승연(한국체대)이 출격한다.

컴파운드는 전통적으로 유럽과 북미 선수들의 강세 속에 최근엔 인도의 도약이 도드라진다.
하지만 한국도 국제대회에서 1개 이상의 금메달을 수확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북한 선수단은 불참이 유력하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북한 측에 초청장을 보냈으나, 아직 참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면서 "다만 대회 시작 전까지 의사를 밝힌다면 참가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