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롯데 자이언츠 감독(왼쪽). 2025.8.2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갈 길 바쁜 롯데 자이언츠가 9월 들어 2경기 연속 1점 차 패배를 당하며 6위로 미끄러졌다. 한 끗 차이로 졌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허무하게' 놓치는 모습은 점점 무너지는 롯데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롯데는 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서 난타전을 펼친 끝에 8-9로 졌다.


2일 선두 LG 트윈스에 2-3으로 석패했던 롯데는 KT에도 덜미가 잡혀 6위(62승6무61패)로 추락했다.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 5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공동 7위에 자리했던 4월 10일 이후 5개월 만이다.

8월에 12연패를 당하는 등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롯데는 9월 반등을 노렸지만, 아직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잡아야 할 경기에서 번번이 쓴맛을 봤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KT에 2-7로 밀리던 롯데는 7회초 대거 6점을 뽑으며 전세를 뒤집었지만, 이 1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7회말 윤성빈이 장준원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해 좋았던 흐름을 곧바로 뺏겼다.

9회말에는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3루수 박찬형이 장진혁의 3루 땅볼을 잡아 홈에 악송구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1승이 간절한 롯데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패배였다.

아쉬워하는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나승엽. 2025.8.2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롯데는 0-3으로 끌려가던 2회초 반격을 펼쳐 2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1사 1, 3루 역전 기회를 잡았지만 이호준과 윤동희가 침묵했다.

3회초와 4회초, 6회초에도 안타가 나와 출루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7회초 타선이 폭발했으나 곧바로 차갑게 식었다. 정철원이 7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막아내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롯데는 8회초와 9회초 공격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인 2일 LG와의 경기에서도 결정적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롯데는 0-3으로 밀리다가 9회초 상대 마무리 투수 유영찬을 흔들어 2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2사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이호준이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됐다.

타선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운드 역시 불안한데, 추가 실점을 막아야 했던 '필승조' 최준용과 윤성빈이 나란히 2점을 허용했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 역시 9월 첫 등판에서 깔끔한 투구를 펼치지 못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롯데는 공동 4위 삼성 라이온즈, KT와는 0.5경기 차에 불과하지만,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경쟁팀보다 가장 적은 15경기만 남아 승수를 쌓을 기회도 많지 않다.

롯데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5일과 6일 3위 SSG 랜더스와 인천 원정 2연전을 치른다. 공수에 걸쳐 삐거덕거리는 모습부터 달라져야겠지만, 무엇보다 선수단 전반에 드리운 패배주의와 자신감 결여 등 침체된 멘탈 회복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