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자리에서든 자신의 몫을 해내는 이재성이 센추리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대한민국 축구 선수 중 가장 많은 A매치에 출전한 이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현재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다. 두 레전드는 나란히 136번의 A매치에 출전, 공동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진행형 전설' 손흥민이 134회 A매치에 출전해 이운재(133회), 이영표(127회) 김호곤(124회) 유상철(124회)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단독 3위다. 손흥민은 역대 최다출전자 등극이 확실시 된다.


언급한 선수들을 포함, A매치 100회 이상 출전한 '센추리클럽' 가입자는 지금껏 17명밖에 없다. 박지성이 딱 100회 A매치 출전을 채워 통산 최다출전 17위에 올라 있다.

평생 한 번도 A매치에 출전하지 못하는 축구선수가 부지기수 인데 국가대항전을 100번 넘게 뛰었다는 것은 엄청난 기록이다. 대충 계산해도 10년은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 도달할 수 있는 고지다. 그 영광스러운 무리에 오랜만에 신규 가입자가 들어올 예정이다. 언제 어디서든 든든한, 팔방미인 이재성이 주인공이다.

1992년생으로 손흥민과 동갑내기인 이재성은 2015년 3월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나흘 뒤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때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A매치 기록이 어느덧 98회(15골)에 이른다.



손흥민과 동갑내기인 이재성은, 손흥민 만큼 영향력이 큰 선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11.19/뉴스1

2번의 FIFA 월드컵(2018 러시아, 2022 카타르)과 2번의 AFC 아시안컵(2019 UAE, 2023 카타르)을 포함, 지난 10년 동안 이재성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상수'와 같은 존재였다. 손흥민의 스타성이 워낙 크기에 상대적으로 도드라지지 않았지만 존재감이나 영향력은 손흥민 버금가는 선수다.

2014년 K리그에 데뷔한 이재성은 당시 '신인들의 무덤'이라 불리던 호화군단 전북에서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탁월한 눈으로 루키에게 큰 신뢰를 보냈던 당시 최강희 전북 감독은 2015년 초 "사실 대학과 프로는 차이가 크다. 그런데 그 격차를 단숨에 없애버렸다"면서 "선수는 이틀만 보면 알 수 있다. 재성이는 내가 먼저 '어찌 그리 축구를 하냐' 물어봤을 정도였다"며 활짝 웃었다. 이재성과 딱 1년 지낸 뒤의 소회였다.

최 감독은 "이재성은 공수 밸런스를 알고 있는 선수다. 현재 우리나라 미드필더 중에 재성이처럼 수비할 줄 아는 선수는 드물다"면서 "나쁜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는데 이재성은 축구를 잘 배웠다. 영리한 선수고 축구 센스가 있다. 공수를 겸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재성이는 그런 선수"라고 입이 닳도록 칭찬을 쏟아냈다. 그 장점이 10년 유지되고 있다.

공격력이 뛰어난데 수비력도 일품이다. 이런 선수도 드물다.ⓒ News1 김도우 기자

최 감독 말처럼, 이재성의 최대 강점은 공수 밸런스다. 이재성이 대표팀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화려하진 않으나 이재성의 공격력은 측면과 중앙과 전방을 가리지 않는 수준이고, 더 놀라운 것은 그런 성향을 지냈음에도 빼어난 수비력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엄청 빠른 것도 아닌데 이재성이 가로채기 하는 모습을 자주 봤을 것이다. 그만큼 판을 읽는 시야가 좋고, 게으름 없이 뛰어다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자신이 소유한 공은 어지간하면 빼앗기지 않는다. 기본기가 탄탄한 까닭이다. 한국 대표팀에서만 통하는 실력도 아니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도 이재성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홍명보호 일원으로 현재 미국에서 훈련 중인 이재성은 7일 오전 6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저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국전과 10일 오전 10시 테네시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펼쳐질 멕시코전을 준비한다. 두 경기 모두 출전한다면 대한민국 축구사 18번째 센추리클럽 멤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