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총재가 오는 15일 특검팀 소환 조사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7월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서울본부 로비에 고 문선명 총재와 한학자 총재의 사진이 걸려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등을 제공하고 통일교의 각종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총재가 오는 15일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14일 언론 공지를 통해 "내일(15일) 소환 조사 예정이던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변호인들을 통해 건강상의 사유로 내일 조사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검의 세 번째 소환 통보를 거부한 것이다. 특검은 지난 8일과 11일에도 한 총재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한 총재는 불응했다.


한 총재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뒤 심장 시술을 받고 5일 재단 소유 병원으로 이동해 회복 중인데 예후가 좋지 않아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총재가 소환 조사에 세 차례 응하지 않은 만큼 특검이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출석 요구에 세 번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한다.

한 총재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선거 지원과 금품을 제공하고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을 살펴보면, 특검은 그가 한 총재의 지시에 따라 20대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의 조직적인 투표 및 교단의 물적 자원을 동원했다고 조사했다.

이를 통해 통일교의 정책을 정부의 정책으로 수용하게 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한 총재가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2022년 1월5일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창구로 김 여사에게 고가의 금품을 전달하고 각종 청탁을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2022년 4~7월 전씨에게 6220만원대 그라프사 목걸이와 총 2073만원 상당의 샤넬백 2개, 천수삼 농축차를 건넨 혐의를 받는다. 한 총재도 여기에 공모했고 해당 금품이 김 여사에게 전달됐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특검은 교단이 조직적으로 금품을 제공해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통일교 국제행사에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초청 등에 대해 청탁을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