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인 70대 시아버지가 이상증세를 느껴 119에 신고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해 숨졌다는 유족 주장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암 투병 중인 70대 시아버지가 이상증세를 느껴 119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숨졌다는 유족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시아버지는 5년 전 암 진단을 받고 1년간 투병 후 완치 판정을 받은 뒤 추적 관찰 중이었다. 제보자인 A씨 부부는 지난 8월 말 시아버지를 방문했을 때 건강한 모습을 확인하고 9월 중순쯤 늦은 여름휴가를 떠났다. 하지만 휴가지에서 A씨는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시아버지 형제들이 시아버지와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해서 친오빠에게 시아버지 댁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문이 잠겨 있어서 파출소 도움으로 들어갔는데 시아버지가 사망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당시 더운 날씨로 인해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A씨 부부는 곧장 귀국해 시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다. 이후 시아버지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확인했는데, 숨지기 5일 전 오전 10시쯤 119에 전화를 건 사실을 알게 됐다. 통화 녹취에서 시아버지는 "머리가 아파서 죽겠다"며 도로명 주소를 잘못 전달했다. 그러자 상담원은 '지도 앱'으로 위치를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사진은 병원 영수증 등 서류가 널브러져 있는 제보자 A씨 시아버지 집의 모습.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A씨는 "70대 노인이 119에 신고할 정도로 아픈 상태인데 어떻게 지도 앱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겠느냐"라며 시아버지가 전화를 끊고 집 주소를 확인하려다 결국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주소는 'OO로 24길 31'이지만, 시아버지가 'OO로 31, 24길'로 잘못 불렀다"면서 "도로명 주소 검색 사이트에 잘못 알려준 주소를 검색하면 유사한 주소에 실제 주소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시아버지댁 방바닥에 병원 영수증 등 서류가 널브러져 있던 모습을 공개하며 "시아버지댁 근처에 지구대도 있는데 해당 상담원이 주변 환경에 대해 조금 물어보기만 했어도 목숨은 건지시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아울러 콜백 등 신고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확인 절차조차 하지 않은 게 너무나 아쉽다고 했다.


이와 관련헤 서울종합방재센터 측은 "당시 상담원이 '다시 전화해 달라'는 안내에 시아버지가 '네'라고 답했기 때문에 통화가 정상 종료됐다고 판단했다"면서 "통화 중 비명이나 급작스러운 종료가 없었기 때문에 추가 확인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