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그레이를 공략하는 유통업계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통업계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액티브 그레이를 겨냥한 사업을 늘리고 있다. 은퇴 후 자신의 삶을 즐기는 액티브 그레이를 공략해 매출 확대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관측된다. 청년층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은 액티브 그레이는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해 유통업계가 주도하는 행사 및 콘텐츠에 적극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가치관 변화에 인구 증가까지… 소비 늘리는 '고령층'

24일 LG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돌봄과 부양의 대상으로만 인식됐던 고령층은 최근 들어 신체·정신·경제·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강력한 소비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전 세대보다 경제력이 부유해지고 보건·의료 기술 향상으로 인해 건강 수준도 개선된 덕분이다. 저출산 심화로 고령층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인 것도 고령층 소비 비중이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최근의 고령층은 전통적 가치관에서 현대적 가치관으로의 변화를 경험한 게 특징이다. 전통적으로 가족 중심적이었던 이전 세대와 달리 개인의 가치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녀 양육을 마친 뒤 자신의 문화생활을 위해 신체적·경제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유다. 가족을 위해 참고 희생하기보다는 본인의 행복을 중요시하며 가정생활을 이어간다는 게 LG경영연구원 분석 내용이다.


소비 파워 역시 주목할 만하다. LG경영연구원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장래인구추계 결과를 분석한 결과 액티브 그레이의 성향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55~69세 인구는 오는 2029년 전체 인구의 24.7%를 차지할 전망이다. 또 다른 계층인 청년층(25~39세) 대비 인구 비율은 꾸준히 상승해 오는 2057년 2.1배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 결과 연령대별 1인당 소비 규모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도 2057년에는 55~69세의 전체 소비지출 규모가 25~39세의 1.7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품위 지키며 나다운 삶 추구… 유통업계, 문화콘텐츠로 공략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아카데미 시니어댄스 강좌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액티브 그레이의 성향을 꿰뚫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유통업계 평가다. 액티브 그레이는 나이에 맞게 살기보다 나다운 삶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려 한다는 점을 고려해 콘텐츠를 제작해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 신체는 젊지만 어른으로서 품위를 지키고자 하는 욕구도 충족시켜야 한다.

유통업계는 각종 문화생활과 관련된 강좌를 바탕으로 액티브 그레이를 공략하고 있다. 강좌를 들은 뒤 현장에서 쇼핑을 이어가는 액티브 그레이의 소비패턴을 겨냥한 행보다.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는 신세계백화점이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은 고령층 타깃 웰니스 강좌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사우스시티점은 이달 3일부터 오는 11월26일까지 고령층 대상 '4060 발레티스' 수업을 진행한다. 발레와 필라테스를 결합한 수업으로 바른 자세를 만들고 근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게 특징이다. 이밖에 ▲시니어 건강 테라피 요가(타임스퀘어점) ▲리드믹 유산소 건강요가(센텀시티점) ▲시니어 힐링 모델 워킹(의정부점) 등의 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시니어를 대상으로 모델 수업(목동점, 킨텍스점, 무역센터점, 울산점, 신촌점, 판교점 등)과 요가 또는 필라테스 수업(판교점, 킨텍스점 등)을 진행 중이다. 고령층의 자세 교정과 자신감 회복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롯데문화센터를 통해 프로에이징(나이가 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건강하고 진취적인 삶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주제로 한 웰니스 강좌를 작년보다 확대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