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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영공을 침입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자리에서 '나토 국가가 자국 영공에 진입한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최근 전투기와 드론를 이용해 폴란드와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나토 회원국 영공을 침범하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은 나토가 러시아의 이런 도발에 군사력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하는 나토 회원국을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우리는 나토에 대해 매우 강력하다. 나토 회원국이 국방비를 2%에서 5%로 증액하기로 했을 때 그것은 위대한 결속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한층 강경해진 태도를 보이며 우크라이나에는 호의를 표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용감한 남자"라고 표현하며 "우크라이나가 벌이고 있는 싸움에 큰 존경을 표한다.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젤렌스키와 만난 이후 종전 논의에 어떤 진전이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가장 큰 진전은 현재 러시아 경제가 엉망이라는 점"이라며 "러시아 경제는 추락 중이고 우크라이나가 이 거대한 군대를 매우 잘 막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엔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3년 반 동안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여전히 신뢰하느냐'는 물음에는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정도 뒤 알려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사적·경제적 상황을 파악하고 러시아의 경제적 어려움을 목격한 결과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에) 승리해 원래 형태대로 자국 영토를 되찾을 수 있는 상황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과 인내, 유럽의 경제적 지원, 특히 나토의 지원이 충분하다면 전쟁이 시작됐을 당시의 원래 국경을 회복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선택지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는 진정한 군사 강국이었다면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을 전쟁을 무의미하게 3년 반 동안 계속해왔다"며 "이는 러시아를 빛내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을 '종이호랑이'처럼 보이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의 국가 재정이 대부분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고 있는 점 등을 러시아 국민이 알게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를 그대로 되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어쩌면 그 이상을 이룰 수도 있다"고 적었다. 아울러 "푸틴과 러시아는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으며 지금이야말로 우크라이나가 행동에 나설 때"라며 "우리는 나토가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무기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