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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 추진 이후 첫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대대적인 쇄신을 통해 성과주의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도 본업인 백화점 부문에 힘을 줬다.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커머스 부분의 변화를 꾀하면서도 교체 폭을 비교적 줄여 안정적인 운영에 초점을 뒀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정기 임원이사를 단행했다.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겨진 이번 인사는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로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정유경, '성과주의' 기조 확립… 1980년대생 CEO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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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회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면에 나선 이번 인사에서 성과주의에 기반한 승진과 교체로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본업 강화 의지도 드러냈다.
40년간 신세계에 몸담아온 박 사장은 2023년 9월 대표로 선임된 이후 본업 경쟁력 강화와 고급화 전략을 기조로 리뉴얼을 단행하며 하우스 오브 신세계와 스위트 파크 등을 성공시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자리한 스위트 파크는 오픈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200만명을 넘기며 매출이 두배 이상 늘었다.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유경 회장의 남편인 문 사장은 승진과 함께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도 겸직하게 됐다. 신세계그룹 측은 "온라인영역에서의 다양한 사업 시너지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이 부진한 면세·패션 계열사 수장들은 교체됐다. 우선 적자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면세점 사업의 수장이 바뀌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영업손실 35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의 새로운 대표로 이석구 신세계라이프쇼핑 대표가 발탁됐다. 이 신임 대표는 조선호텔, 스타벅스 등을 거친 베테랑 경영인으로 인천공항과의 수수료 갈등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하고 면세점 사업을 반등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패션업 불황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90% 급감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대표도 교체됐다. 김덕부 해외패션본부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그간 쌓아온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코스메틱 부문에서 젊은 CEO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등 세대교체 의지도 드러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1부문을 맡게 된 서민성 대표는 1980년생이다. 코스메틱2부문 대표로 선임된 이승민 대표 역시 1985년생이다. 이 신임 대표는 그룹 최초의 여성 CEO이기도 하다.
'안정' 택한 정용진, 이커머스만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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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은 지마켓과 SSG닷컴 대표를 일제히 교체하며 이커머스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3월 회장 취임 이후 신상필벌을 기조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등 수시 인사를 단행했던 만큼 핵심 계열사 수장을 유임시키며 안정적인 운영을 선택했다.
새로운 지마켓 대표로는 이커머스 전문가인 제임스 장(장승환)이 내정됐다. 1985년생인 장 대표는 알리바바의 동남아 지역 플랫폼인 라자다를 경영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SSG닷컴 새 대표에는 SCM(공급망관리) 전문가인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을 선임했다. 최 신임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간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신선식품 등 SSG닷컴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임형섭 B2B(기업간거래)담당을 새 대표로 선임해 식품 B2B 전문기업 전환에 속도를 낸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신임 대표에는 마케팅 전문가 최훈학 SSG닷컴 대표가 내정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성과주의를 구현한 새로운 리더십을 토대로 본업 경쟁력 극대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