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8일 미국과의 관세 및 투자 협상과 관련해 "한국판 플라자 합의는 안 된다"고 강력 경고했다. /사진제공=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국면에서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현금 투자 요구를 강력히 비판하며 "한국판 플라자 합의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 경고하며 정부의 신중한 협상을 촉구했다.

김동연 지사는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은 40년 전 플라자 합의가 단초가 되어 '잃어버린 30년'을 보내야 했다.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현금 대미투자 요구를 수용한다면 대한민국도 잃어버린 30년의 문을 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은 40년 전, 플라자 합의가 단초가 되어 '잃어버린 30년'을 보내야 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현금 대미투자 요구를 수용한다면, 대한민국도 잃어버린 30년의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조달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외환보유고 4100억 달러는 국가가 위기 시 쓸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예비 자산"이라며 "미국 국채, 금, 외화예금, IMF포지션 등 다양한 금융상품 형태로 보유되어 있어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현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무리한 대미투자 압박에 대한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3500억 달러 '선불(up front)' 발언으로 지난 금요일 원화 환율이 치솟고 국내 주식시장이 휘청거렸다"며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이 최소한의 방어장치인 이유"라고 밝혔다.


대미 투자 투자수익금 90% 미국 내 유보도 문제 삼았다. 그는 "사실상 미국 영구채권을 사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회수가 불가능한 구조에 투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맹국 '팔비틀기'는 미국에게도 자해행위"라며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려면(MAGA) 동맹국 팔 껴안기가 필요며 제로섬이 아니라 윈-윈으로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미국의 제조 르네상스는 한국의 제조역량과 결합되어야 가능하다고도 했다. 대한민국만이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조선 등 미국이 원하는 모든 첨단제조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미국에 필요한 것은 양적 투자가 아니라 질적 투자"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의 대미 협상 방향에 대한 평가와 조언도 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미국과 협상에 있어 방향을 잘 잡아 가고 있다"면서 "통화스와프 요구는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직접투자 규모는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투자 실행 기간은 최대한 늘려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까지 협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지사는 "(미국과 관세협상은) 대한민국 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협상"이라며 "정부 비판을 목적으로 수용을 압박하는 식의 정치공세가 아니라,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과 협상팀에 힘을 실어줄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