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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이 마련한 가자 평화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담은 문서를 공개했다. 화안에는 ▲즉각적 휴전 ▲하마스가 보유한 인질과 이스라엘이 구금 중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단계적 이스라엘군 철수 ▲하마스 무장 해제 ▲국제적 과도정부 구성 등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 계획안에 합의할 경우, 하마스가 72시간 안에 모든 인질 및 유해를 송환해야 하며, 이스라엘도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7일 이후 구금된 가자지구 주민 1700여명을 석방하도록 했다. 아울러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참여하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평화위원회는 팔레스타인인으로 구성된 현장의 임시 통치기구를 감독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이 아랍 및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해 가자지구에 즉시 배치할 국제안정화군을 창설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서는 도시 개발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을 구성할 계획이며, 특별경제구역을 설립해 참여국에 관세 우대와 시장 접근 혜택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계획안에서 '누구도 가자지구를 떠나도록 강요받지 않을 것이며 사람들이 가자지구에 머물도록 장려할 것'이라며 당초 주장했던 가자지구 주민들의 집단 이주계획을 배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 계획에 동의하고 우리가 함께 노력한다면, 수년, 수십 년, 심지어 수 세기 동안 목격해 온 죽음과 파괴를 종식하고 이 지역 전체에 새로운 안보, 평화, 번영의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 믿어준 데 대해 감사하다"라며 사의를 표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은 더 이상 가자를 점령하지 않을 것이며, ISF가 치안을 맡고 이스라엘군은 철수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 구상안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동의만을 남겨두고 있다며 "하마스도 이 일을 이루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로부터 긍정적인 답이 오기를 바란다"면서도 "하마스가 거부하면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계획은 인질 송환, 하마스 군사력 해체, 정치적 지배 종식, 가자가 다시는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등 우리의 전쟁 목표를 달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스라엘은 당분간 안보 책임을 유지하며 가자 주변에 안전지대를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이후 네 번째 네타냐후와의 회담에서 이뤄졌다. 최근 유엔에서 서방 지도자들이 잇따라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지지한 상황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양국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네타냐후의 협력을 끌어내며 외교적 성과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