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찰이 캄보디아 고문 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대학생 A씨를 생전 캄보디아의 범죄 조직에게 보내 대포통장을 전달하게 한 모집책을 붙잡았다. 그는 한국에서 범죄수익금을 인출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 A씨의 부검을 오는 20일 캄보디아 현지에서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8일 캄보디아 캄포트주 보코르산 인근에 있던 검은색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직후 조선족 말투를 쓰는 한 남성이 A씨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5000만원을 달라고 협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하는 데 직접 관여한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위반 등)로 대포통장 모집책 B(20대)씨를 인천에서 붙잡았다.
B씨는 지난 7월 대포통장 알선책인 홍 모(20대·구속기소) 씨로부터 A씨를 소개받은 뒤 A씨에게 통장을 개설하게 한 후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만든 혐의다. 그는 같은 대학 다니던 A씨에게 접근해 "현지에 가면 동료들이 은행 통장을 비싸게 사줄 것"이라며 캄보디아 출국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캄보디아 등 해외 지역을 기반으로 한 모든 구인·구직 게시판이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등 해외 범죄 조직 인력 모집 글을 매개하는 창구로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부터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한국인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하는 데 이용돼 온 플랫폼 '하데스 카페'는 이날 오전 접속 불가한 상태다.
해당 사이트는 지난 2년간 '구인·구직' 게시판을 통해 그간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등 해외 범죄 조직 인력 모집 글을 매개하는 창구로 이용됐다. 하데스 카페는 지난 15일 "캄보디아 등 해외 지역을 기반으로 한 모든 구인·구직 게시물과 고수익을 미끼로 한 유혹성 글을 전면 차단·삭제한다"고 공지하고 해외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글을 삭제했다.
하데스카페는 해외 서버망을 통해 서버 정보 등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게시글 삭제와 사이트 폐쇄로 인해 수사에 필요한 증거들이 삭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캄보디아로 보낸 경위와 윗선 등 연루자가 더 있는지를 조사하겠다"며 "검거된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