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이 원전 수출 시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협력 없이는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사진은 황주호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직무대행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이 원전 수출 시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협력 없이는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전 부사장은 20일 강원 고성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정호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 김해시을)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비공개 보고서를 근거로 "그동안 한국전력공사나 한수원이 독자 기술로 수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합의서 전문에 '한국형 원전은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전 부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한수원과 한전이 미국 에너지부의 판단에 따라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없이 수출통제 절차를 준수하지 않으면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지 않는다고 합의서에 명시돼 있지요"라고 질의했고, 전 부사장은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독자 기술로 수출이 가능하다고 강행해 온 것은 사실과 달랐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전 부사장은 "기술 독립이라는 용어를 혼용한 부분이 있었고 현실적으로 수출 과정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체코 원전 수주를 통해 유럽 진출이 가능하다고 홍보했지만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정으로 사실상 유럽 시장 진출은 불가능하다"며 "체코를 제외한 유럽 시장 진출을 포기했고 이미 스웨덴·슬로베니아·네덜란드·폴란드에서 자진 철수했다"고 비판했다.

전 부사장은 이에 대해 "(유럽 원전 시장 독자 진출은)협정상 불가능하다"라며 "독자 진출이 가능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아시아·아프리카·남아메리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자사 노형인 AP1000으로의 입찰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AP1000으로 가게 되면 공기가 길어지고 건설 비용도 증가하며 향후 원전 생태계의 주도권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이에 대해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 문제는 전혀 결정된 바가 없다"며 "논의 중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