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약 4개월 만에 내란 재판에 출석한 가운데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군 투입 경위 등을 놓고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과 설전을 벌였다.
지난 30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7월10일 재구속된 후 내란 재판에 16회 연속으로 불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약 4개월 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재판에는 곽 전 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곽 전 사령관은 앞선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반대신문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곽 전 사령관에게 직접 질문했다. 그는 신문 과정에서 종이에 무언가 적거나 곽 전 사령관을 또렷하게 바라보는 등 눈을 감고 졸았던 이전 공판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윤 전 대통령이 "장관으로부터 비상계엄 암시를 받았다면 '계엄에 투입되는 군 규모는 어느 정도 투입되며 확 엎는 거냐' 이런 궁금증이 생기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곽 전 사령관은 "말씀하신 부분들을 솔직히 제가 되묻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이) 평상시에 될 상황도 아니고 될 수도 없었다"며 "'안 됩니다'라고 (말리는) 과정이 있었고 '전방의 상황에 뭐가 있으려나', '설마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12월3일까지 머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 세계에 중계방송이 되는데 국회 본회의장에 특수 부대가 들어가서 의원을 끄집어내면 독재자라고 해도 성하겠나"며 "장관에게 '이게 도대체 어떤 계엄이냐' 등은 물어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번 비상계엄은 빨리 빠질 거야'라고 했다면 되물었을 것이지만 김 전 장관이 얘기한 적이 없다"며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갑자기 투입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그 이후 판단을 거치면서 '이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장병들에게 실탄을 개인 휴대 시키지 말라'는 지시받았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지시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실무장 하지 말라고 했다면 (국회) 확보는 공공 질서 유지를 위해 들어간 것. 거점 확보가 아니냐"고 했지만 곽 전 사령관은 "말씀하신 질서 유지는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질서 유지, 시민 보호라는 말을 들어본 적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다음 달 3일 곽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재판 말미 윤 전 대통령은 "체력이 닿는 데까지 나오겠다"며 "사실 건강 상태가 좋지는 않다. 도저히 못 나오는 상황이 되면 말씀드리고 웬만하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판 출석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