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거 엑시큐어하이트론(옛 하이트론)에 엑시큐어의 경영권을 넘긴 투자회사가 유상증자를 통해 다시 새로운 최대주주로 오르며 논란이다. 그로우스앤밸류디벨로프먼트(이하 그로우스앤밸류)는 1년 만에 377억원을 들고 최대주주로 복귀한다.

그로우스앤밸류는 과거 여러 회사를 무자본으로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투자회사로 이번 엑시큐어하이트론 인수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로우스앤밸류 CB발행으로 DGP·나노스 무자본 인수 이력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엑시큐어하이트론은 그로우스앤밸류15호·16호투자조합을 대상으로 18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197억원을 투자해 기존 발행 CB도 인수했다. 총 377억원 규모다.


증자 완료 시 그로우스앤밸류는 보통주 기준 26.4%를 확보하며 2023년 7월 인수한 ㈜유수(지분 13.6%→5%대)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하지만 과거 그로우스앤밸류는 CBI(현 더큐브앤)를 통해 나스닥 상장사인 엑시큐어를 인수한 전례가 있다. 인수한 후 임상 비용 부담과 재무 악화로 엑시큐어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자, 지난해말 엑시큐어의 최대주주 지위를 넘겨줬다.

하이트론은 엑시큐어 인수 후 회사명을 '엑시큐어하이트론'으로 변경했다. CBI도 사명을 '더큐브앤'으로 바꿨다. 간판만 바뀐 상태에서 그로우스앤밸류가 한번 포기했던 엑시큐어의 최대주주로 다시 돌아가는 구조다.


엑시큐어하이트론 본사/사진=홈페이지캡처

그로스앤밸류는 코스닥 상장사 더큐브앤의 최대주주로 더큐브앤 오경원 대표와 이호준 씨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투자사다. 이 회사는 CBI를 통해 DGP, 나노스실리콘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 키네타 등을 무자본으로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들 회사 대부분 인수 이후 뚜렷한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전환사채 발행이 반복되며 주주 가치 훼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특히 CBI는 미국 바이오 기업 키네타에 120억원을 투자했으나 합병 과정에서 손실을 입었고, 종속회사 율호와 DGP를 통한 추가 투자도 대부분 평가손실로 돌아갔다. 투자 기업들의 성과 부진이 반복되면서 CBI는 '전환사채 공장'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후 지난해 CBI는 사명을 '더큐브앤'으로 변경하고, 정관을 개정해 '바이오, 헬스케어, AI 데이터사업'을 새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사명과 사업목적은 새로워졌지만 투자 패턴은 과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엑시큐어 역시 이와 비슷한 경로를 밟으며 별다른 성과 없이 경영권을 넘겨준 셈이다. 이로 인해 이번 인수 역시 또다시 과거 행보가 재현될 수 있다는 의혹이 가중되고 있다.

상폐 위기 적자회사 더테크놀로지 백기사로 참여

문제는 백기사로 참여한 회사들의 행보도 논란이다. 더테크롤로지는 지난 10월 엑시큐어하이트론 CB 40억원을 인수했다.

주목할 점은 더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가 디비인베스트먼트라는 점이다. 디비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리드유니온을 통해 엑시큐어하이트론의 지분을 인수했다.

문제는 더테크놀로지는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스닥 상장사라는 점이다. 더테크놀로지는 매출액 미달로 지난 7월 상폐 의결을 받았고, 법차손 비율도 2년 연속 50% 초과하며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적자회사를 통해 손실 확정인 CB에 투자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정상적 투자보다는 네트워크를 통한 자금을 순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엑시큐어하이트론과 더큐브앤 등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