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가 100m 달리기 하듯 취임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숨 가쁘게 보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 9월15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적한 대내외 현안에 대한 자신의 행보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간담회가)구체적인 정책 발표 자리라기보다 금융위나 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흐름 등을 짚어주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될 수 있는 지에 대한 큰 그림을 설명하는 자리"라며 첫 기자간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9월15일 취임과 동시에 금융위 조직개편과 국회 국감 출석,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 등을 마주했다. 이 기간 이 위원장은 조직개편에 반발하는 내부 불만을 수습하고 금융위 역할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정립해 가며 흐트러진 자본시장을 바로세우는 방향성 확립해 집중했다.
이 위원장은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사회 구조적 문제가 짓누르는 상황 속 산업과 실물경제가 뚫고 올라서야 하는 원동력은 금융"이라며 "이 원동력은 돌고 돌아 경제를 활성화 시켜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취임사에서 ▲생산적 금융 ▲포용 금융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강조한 '금융 대전환'을 예고했던 이 위원장은 이날도 자신이 내세웠던 정책 방향성에 대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서민 경제 회복을 위한 금융 안정화 방향성 제시를 특히 강조했다. 국민성장펀드의 민간 지원을 위한 정부 예산 1조원 계획의 국회 통과 추진과 청년 미래 적금 예산의 필요성도 짚었다.
상장사의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부당이득 취득 등 시장에 뿌리 깊게 박힌 각종 불공정거래 행위 대한 척결 위지도 천명했다. 부정행위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신고 포상금 제도 도입 등도 이 위원장의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방향성을 바탕으로 이제는 자본시장의 외연을 확장시킬 시기가 왔다고 본다. 금융위가 앞장서야할 역할에 충실하며 책임감 있는 정책 실현을 이끌어 전체 자본시장의 활성화와 질적 발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게 이 위원장의 전략이다.
이 위원장은 "책임 있고 생산적인 자본 투자를 다양하게 유도하기 위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제도 개선, 혁신 벤처 기업 지원 과제 등 준비가 되는 대로 연내 적극 추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 부처와 더 의견을 모아 내년 경제 정책 방향을 만들면서 구체적인 과제들은 더 세분화할 과정이 남았다"며 "일부 과제들은 빠지기도 하고 새로운 과제가 들어가기도 할 텐데 현재는 그런 과정에서 전체 경제 정책 방향을 만들어가는 프로세스의 첫 발 떼어냈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불확실성,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으로 민간이 쉽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도 있다"며 "정부의 정책자금과 국민성장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기반을 만들어 민간의 주저함을 투자로 유도·촉진시키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