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월드컵 개막을 약 7개월 앞둔 홍명보호가 2025년 A매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지난 18일 가나와의 평가전은 올해 대표팀의 마지막 A매치였다. 잠시 휴식기를 가진 대표팀은 내년 6월 개막하는 북중미월드컵을 대비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해 7월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무수히 많은 비판 속에 사령탑이 된 홍명보 감독은 1년4개월 동안 12승 4무 2패라는 호성적을 냈다.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3차 예선 전승을 거두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사상 첫 포트2 진출이 유력한 상황인 점도 호재다.
대회별로 보면 월드컵 3차 예선 6승 4무,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승 1패, 평가전 4승 1무 1패다.
3차 예선 당시 B조였던 대표팀은 5차전까지 4승 1무로 좋은 성적을 냈다. 6·7·8차전에서 팔레스타인, 오만, 요르단을 상대로 세 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며 위기를 맞았지만 9·10차전에서 이라크와 쿠웨이트를 연달아 꺾으며 조 1위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지난 7월 열린 동아시안컵부턴 본격 3백을 시험했고 9~11월 A매치에선 이를 정착시키는 과정을 겪었다.
홍명보호의 황태자도 탄생했다. 지난해 11월 쿠웨이트전에 데뷔한 측면 수비수 이태석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이라크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김진규도 동아시안컵에서 기세를 이어가며 대표팀의 확실한 3선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용우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한 상황이라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반면 꾸준히 중용 받았던 주민규와 오세훈은 대표팀 내 입지 경쟁에서 밀려났다. 자연스럽게 더 많은 기회를 받은 오현규는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로 거듭났다. 실제로 오현규는 홍명보호 출범 이후 손흥민과 함께 대표팀 최다 득점(6골)을 올리고 있다. 필드골 기준으론 오현규가 1위다.
아쉬움도 있다. 3백 전술에는 의문점이 남는다. 3백은 중앙 수비수를 세 명 배치하기 때문에 수비진의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수비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좌우 측면 자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금까지 대표팀이 보여준 3백은 공수 모두 불안했다. 좌우 측면에 나선 김문환과 이명재, 설영우, 이태석 등은 공격력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중앙수비수들인 김민재와 조유민, 박진섭 등도 공격 가담이나 압박 타이밍을 놓쳐 허둥대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유사시 센터백을 보호해야 할 3선 미드필더들의 역할 분담도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단점이 가장 명확히 드러난 경기는 지난달 열린 브라질전이다. 이태석과 설영우는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고 브라질 공격수들을 따라다니기 바빴다. 백승호-황인범으로 구성된 3선은 4백을 보호하지 못했다. 결국 후방 빌드업에 실패한 한국은 0-5로 대패했다.
경기력에 실망한 팬들도 하나둘씩 경기장을 떠났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단 한 차례도 매진되지 않았고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복귀전인 팔레스타인전 당시엔 5만957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후 쿠웨이트전 4만1911명으로 감소했다. 브라질전엔 6만3237명으로 대폭 증가했으나 이는 브라질 선수들의 인기 덕분이다. 실제로 다음 경기인 파라과이전엔 2만2206명만이 경기장을 찾으며 절반 이상이 빈자리였다. 가나전도 3만3256명으로 간신히 반 정도를 채웠다.
홍명보호는 여러 문제와 시행착오 속에 성적을 내고 있지만 근본적인 경기력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국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은 팀을 상대론 1승 1무 2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월드컵이 약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