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9일 오전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사업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간담회에 참석한 서 회장.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이 한국과 미국 공장 캐파(CAPA·생산능력)를 확대한다. 증가하는 글로벌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바이오시밀러 분야 선두 주자를 유지하는 동시에 사중 작용 비만 치료제 등 신약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9일 오전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해 "내년 초 미국 뉴저지에서 우리 이름으로 (인수 공장이) 운영된다는 걸 알리는 행사를 할 계획"이라며 "이날 공시된 내용은 미국의 관세 요구에서 벗어나기 위한 후속 절차"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공시를 통해 최대 7000억원을 통해 미국 내 생산거점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증설을 통해 1만1000리터 배양기 3개를 증설하고 같은 규모로 2차 증설을 진행해 총 6만6000리터의 생산능력을 추가할 예정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생산능력은 13만2000리터로 확대된다. 증설을 위한 예비 설계에 착수한 상태로 투자 기간은 3~5년 정도로 예상된다.

국내 신규 생산시설 추가 확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송도 캠퍼스 내 건설 중인 액상 완제의약품(DP) 공장에 더해 ▲신규 원료의약품(DS) 공장(인천 송도) ▲신규 완제의약품(DP) 공장(충남 예산) ▲신규 PFS(Pre-Filled Syringes, 사전 충전형 주사기) 생산공장(충북 오창)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역별 우선순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 회장은 "자체 제품만 다루면 2030년까지 18만리터만 증설하면 되는데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도 공표한 만큼 36만리터를 증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1공장 옆에 DS 공장을 공사하고 있고 예산에도 증설하기 위해 충청북도와 부지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창 PFS 공장을 증설할 것"이라며 "투자 기간은 3년이 될지 5년이 될지 가변적"이라고 부연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CDMO 사업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도 열어놨다. 지난해 말 출범한 CDMO 전문기업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영업과 고객 관리 역할을 맡고 인프라를 보유한 셀트리온이 CDMO 사업을 주도한다는 게 핵심이다. 셀트리온이 미국 관세 등의 이유로 미국 공장 인수에 나선 만큼 이중투자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관측된다.

2038년까지 출시 시밀러 41개 목표… 신약 파이프라인 20개로 확대

사진은 서 회장 모습. /사진=셀트리온

기존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도 확대한다. 현재 11개 제품을 포함해 2038년까지 총 41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2030년까지 7개의 신규 바이오시밀러를 추가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목표 제품은 ▲키트루다(흑색종) ▲코센틱스(건선) ▲오크레부스(다발성경화증) ▲다잘렉스(다발성골수종)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등이다.

캐파를 늘리는 만큼 신약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ADC(항체-약물 접합체) 및 다중항체 신약의 경우 2027년 임상 단계 10개 이상을 포함한 총 20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제품 개발이 확대될 전망이다. 신약 파이프라인에는 FcRn(태아 Fc 수용체) 타깃 단백질 물질을 비롯해 삼중항체 플랫폼, ADC 플랫폼, 공간전사체 플랫폼 등의 후보물질이 포함돼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만 치료제도 개발한다. 현재 시장 주류로 자리 잡은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를 포함한 2중~3중 작용제를 넘어 4중 작용제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게 서 회장 계획이다. 4중 작용제로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 CT-G32는 개인 편차에 따른 치료 효과와 근 손실 부작용 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 회장은 "4중 작용 비만 치료제와 관련해 올 연말까지 관련 특허 등록과 동물 임상을 끝낼 것"이라며 "내년엔 허가를 위한 전임상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비만 치료제) 부분도 다른 회사 못지않게 최첨단으로 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