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올해 순이익 기준으로 한화생명을 앞선 가운데 설계사를 대폭 늘려 본업인 보험영업 강화에 나섰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대규 교보생명 사장은 사내 회의에서 "내년까지 FP(재무설계사) 2만명 달성을 목표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속 설계사 수를 현재 1만8000명에서 2000명 늘려 보험영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3월부터 조 사장 주재로 마케팅 및 영업과 관련한 팀장급 이상 임직원 30여명과 주 1회 회의를 열고 있다. 회의는 주로 보험사 본업인 보험영업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진행된다.
교보생명은 FP 확대를 위해 이달부터 보험영업소장 후보도 대거 채용한다. 채용 규모가 100여명으로 역대 최대다. 예년 수준보다 최대 3배 이상 많다.
소장 후보들은 지점 내에서 전속 설계사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하며 주로 신입 설계사 발굴과 교육을 비롯해 조직관리 등 요직을 담당한다. 교보생명은 올 3분기 기준 영업점포 5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대형 생보사 3개사 중 삼성·한화생명과 달리 법인보호대리점(GA) 시장 확장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한화생명은 여러 보험사 상품을 동시에 취급하는 GA 확대에 힘을 주고 있으나 교보생명은 자사 전속 설계사 중심 영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GA 대신 전속 설계사 택한 교보생명… 경쟁력 강화 나선다
삼성생명은 대형 독립 GA와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설계사 약 1만7000명을 보유한 업계 2위 지에이코리아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설계사 약 1만3800명이 있는 글로벌금융판매와도 MOU를 체결하며 영업기반을 마련하고 있다.한화생명은 주요 생보사 중 가장 먼저 자회사형 GA 기반 노선을 택했다. 2021년 전속 설계사 2만명 정도를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관한 뒤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2023년에는 피플라이프, 지난 1분기에는 IFC그룹 등을 차례로 자회사로 편입했다.
GA 소속 설계사는 전속 설계사에 비해 보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설계사 영입 경쟁 과열로 인한 부당 승환계약 및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 금융소비자 피해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교보생명은 GA 확대보단 자사 영업채널 확대로 눈길을 돌렸다.
교보생명 전속 설계사 수는 올 3분기 기준 약 1만800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삼성·한화생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매분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다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틀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보생명은 향후 조 사장의 본업 경쟁력 강화 기조에 따라 FP 중심의 보험영업 확대를 계속할 방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최근 급증하는 건강·노후 대비 수요에 맞춰 생명보험의 본질인 보장성 상품 판매를 강화하며 수익 개선을 실현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니즈를 적극 반영해 상품 라인업을 늘리는 등 영업 경쟁력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올해 3분기까지 보험영업 수익이 확대되면서 누적 순이익 규모가 8844억원으로 한화생명(7689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2분기 연속 순이익이 한화생명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