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6선 중진인 조경태(부산 사하을) 국회의원실에 친명 인사가 보좌관으로 임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해당 인사가 과거 조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며 비판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둘러싼 배경과 조 의원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21일 국회 자료에 따르면 친명 인사인 강모 씨가 국민의힘 소속 조경태 의원실 수석보좌관으로 등록돼 있다. 강 씨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부산 기장군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인물로 지역에서는 대표적인 민주당계 인사로 분류된다.
강 씨의 정치 이력은 더욱 눈길을 끈다. 그는 과거 민주당 소속이던 조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으나 이후에는 '원조 친명(친이재명)'계로 활동하며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부산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더욱이 강 씨는 과거 조 의원을 향해 "철새처럼 당을 바꾼 것에 대해 회초리를 들겠다", "내가 본선에 나가면 승리할 자신 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낸 바 있어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정치적 경쟁자를 넘어선 악연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때 경쟁자이자 '친명' 행보를 적극 펼친 인물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것은 해당 행위와 마찬가지", "내년 지방선거 공천 등에서 강 씨가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 등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파격적인 인사를 두고 조 의원의 향후 행보와 연관 짓는 해석도 나온다. 평소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조 의원의 독자적인 정치 행보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조경태 의원측은 '능력 본위의 인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조 의원은 한 언론을 통해 "강 씨는 정책 전문가이며 그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는 것은 전형적인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실력 있는 사람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이 오히려 편협한 시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